-‘독설’ ‘막말’로 유명한 억만장자 소재로 한 게임 인기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병 던지는 모바일게임 ‘트럼펠로’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 풍자한 ‘땅콩항공’ ‘너츠리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물의를 일으키거나 구설에 오른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풍자와 비판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그를 패러디한 코미디언이 TV쇼에 등장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거나 그를 희화화한 만평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풍자와 비판도 진화한다. 바로 게임이다. 몇몇 마니아나 개발자들의 성의(?)와 노력이 더해져 유명인사들을 조롱하기 위한 게임들이 등장하고, 이것이 여러사람에게 퍼져 과거의 만평같은 역할을 한다.
‘막말’로 지난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부동산재벌이자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ㆍ69)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갤럽이 발표한 올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한 인물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르기도 할 정도로 그는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미국인들이 그를 존경한다기보다는 그의 막말이 워낙 지속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언급되다보니 그만큼 그를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미국으로 건너온 멕시코 이민자가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는 발언으로 중남미권 국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이에 격분한 한 게임개발사는 당시 트럼프를 희화화한 게임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카라오쿨타(KaraOKulta)에서 만든 ‘트럼펠로’(Trumpealo)라는 모바일 게임이다. 이 게임은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축구공, 유리병 등을 던지면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트럼펠로 개발사는 “트럼프가 선거 유세에서 멕시코 이민자를 두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에 관한 게임은 이뿐이 아니다. 최근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주장 등 독설과 막말로 유명한 트럼프를 소재로 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막말’이 계속되자, 트럼프를 향해 물건을 던지는 등의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게임)으로 그를 풍자하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은 트럼펠로 외에도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10여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인기 게임으로는 트럼프에게 신발 등을 던지는 ‘데로타 트럼프’(Derrota a Trump), 트럼프를 향해 배설물을 떨어뜨리는 ‘덤프온트럼프’(Dump on Trump)이 손꼽힌다. 이 같은 패러디 게임의 댓글을 보면, 이용자 중에는 트럼프의 황당 발언에 피해를 입은 이민자와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자산은 45억 달러(한화 약 5조2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5억3000만 달러 상당의 58층 규모 ‘트럼프타워’를 비롯, 뉴욕 시내에만 빌딩 10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자산 중에는 미국ㆍ아일랜드ㆍ스코틀랜드 등에 소재한 골프클럽 15곳(4억4600만달러 규모) 및 호텔과 와이너리 등도 포함된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선을 담은 게임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은 조현아(41)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 안에서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난동을 부리고, 비행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쫓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한 인물이 됐다. 특히 이 사건의 보도 과정에서 2008년에도 자신이 이사로 있는 인하대에서 아버지뻘인 당시 총장에게 막말을 했던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등 곤혹을 치렀다.
‘땅콩 회항’ 파문 이후 이 사건을 패러디한 게임이 다수 나왔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질소게임즈에서 만든 ‘땅콩항공’은 비행기를 조종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다른 비행기 아케이드 게임과 다른 점은 깐 땅콩을 먹으면 연료가 채워지고, 안 깐 땅콩을 먹으면 적이 나타나 비행기가 추락한다.
또 다른 개발사 아지트게임스(AGITGAMES)에서는 ‘너츠리턴(Nut Return)’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너츠 리턴은 비행기를 조종해 사방에서 날아오는 땅콩 봉지를 피하는 게임이다. 깐 땅콩을 먹으면 점수가 올라가고, 땅콩 봉지를 1분간 피하면 비행기를 이륙시킬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의 상장사 주식 지분평가액은 약 266억원(이달 18일 기준)으로 전년대비 약 120억원 줄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만수르’(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역시 자신의 ‘오일머니’를 내세운 거침없는 언행으로 유명하다. 만수르는 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인수한 직후 “진정한 부(富)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어 맨시티를 세계 최고 수준의 구단으로 만들었다. 만수르는 선수 영입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대우, 팬들에 대한 서비스 등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가 올 8월 발표한 EPL 20개팀 구단주의 자산 순위에 따르면 만수르의 자산은 200억파운드(한화 약 34조8000억원)로 EPL 구단주들 가운데 1위다.
중동의 부호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만수르 답게 그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도 인기가 높다. 개발사 블리엔(Voolean)이 만든 ‘만수르게임(억수르)’은 돈을 벌어 세계 최고 부자가 되는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수 50만을 돌파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 개발사는 최근 흙수저의 인생부터 시작해 돈을 모아 금수저까지 올라가는 ‘만수르게임2 금수저’를 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