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내년 4ㆍ13 총선을 앞두고 모든 선거구가 무효가 되는 ‘입법비상사태’가 임박했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1일까지 합의를 이뤄 새로운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하면 1월 1일 0시부터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는 법적 효력을 잃는다. 사상 초유의 ‘입법비상사태’다. 지난 29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모두 768명. 1월 1일 ‘선거구 부존재’상황이 되면 이전까지의 모든 예비후보 등록이 무효화되고, 선거운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선거사무소도 운영할 수 없고, 쓰다가 남은 후원금은 모두 국고에 반환해야 한다.
선거구획정이 지연될수록 현역의원에 절대 유리하고, 원외ㆍ신인들에겐 불리하다. 현역들은 의정활동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원외ㆍ신인들은 자신들을 알릴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각 당의 주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선거구획정이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현상유지’라는양당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선거구획정은 지난해 10월 30일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를 헌법불합치로 결정하고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3대1에서 2대1 이하로 바꾸라며 입법 기준을 제시한데 따른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기일인 31일까지 여야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권한을 발동하는 방법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정의화 의장은 지난 27일 여야 지도부와의 법안처리를 위한 회동에서 “선거구획정과 관련해서는 의장의 중재 역할을 오늘로써 끝내겠다”며 “오늘 결론이 안 나면 의장은 이제 여러분(여야 각당)께 따로 맡기고 연말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의장은 직권상정안을 마련해 내년 1월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행 의석수인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이 기준이 될 것이 유력하다. 정 의장은 이미 여야합의에서 새로운 선거구획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현행 의석수 비율을 바탕으로 직권상정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방안으로는 농어촌 지역구의 대폭 감소가 불가피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여야 각당의 안을 본회의에 올려 표결처리하는 것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선거구가 무효화되는 ‘비상사태’에 대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특히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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