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 크게 줄면서 희소성 오르면서, 낙찰가율 급등 -총응찰자수와 총낙찰가율은 감소…전체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어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7계. 단 2채의 아파트만 경매에 나왔다. 전날인 23일 같은 법원 경매 6계에 나온 아파트 물건은 3채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될 때마다 10건 이상 아파트 물건이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올해 경매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진행 물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12월 27일까지 전국에서 나온 주택, 토지, 상업시설 등 모든 경매 물건수는 총 15만1239건이다. 올해 남은 3일을 더한다고 해도 15만5000건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전년도 대비 25% 가량 줄어든 수치로 통계를 작성한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가장 진행건수가 많았던 2005년과 비교해 보면 거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다.
이중 주택 물건 숫자는 5만5035건에 머물어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적었으며 2005년(25만5640건)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다.
경매시장에 이렇게 물건이 줄어든 것은 저금리 영향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책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에 거래량이 늘고 1%대 초저금리로 인해 금융비용 부담이 대폭 줄면서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물건 수가 줄어들었지만 응찰자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가장 많았다.
올해 법원 경매시장에서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4.3명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 10년간 평균 응찰자수는 3.6명 수준이었다. 특히 주택 경매에 사람이 많이 몰렸다. 올해 주거시설 건당 평균응찰자수는 6명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건당 평균 4.9명 수준에서 1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물건이 희소한데 건당 응찰자수가 많으니 낙찰률(경매 물건수 대비 낙찰 물건수 비율)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올해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전체 경매물건의 낙찰률은 37.3%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10개 물건이 경매에 나오면 4개는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존에는 평균 3개 전후에 불과했다.
낙찰가율도 71.6%를 기록해 2008년(72%)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뛰는 것은 매매시장에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택만 떼어 놓고 보면 평균 낙찰률은 44.6%, 낙찰가율은 86%로 주택시장 활황기였던 2007년(낙찰률 44.7%, 낙찰가율 86.2%)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매관련 각종 지표가 높아 과열된 것처럼 보인 이유는 경매 물건수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올해 경매시장에 참여한 총 응찰자수는 24만926명으로 작년 28만2276명보다 적다. 최근 10년간 평균 연간 총응찰자수는 32만2400여명 수준으로 높다. 올해 10년간 평균보다 8만여명이나 줄었지만 그보다 더 감소폭이 컸던 경매물건 수로 인해 건당 응찰자수는 늘어났다. 이는 낙찰률과 낙찰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낙찰가율과 낙찰률만 보면 과열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시장 규모도 줄었다. 올해 총낙찰가 금액은 14조6295억원으로 작년(16조4759억원)보다 11%나 감소했다. 그만큼 경매물건수 감소에 따라 시장이 위축됐다는 이야기다.
내년부터는 법원 경매시장은 더 위축될 것같다. 경매시장에 물건이 줄고, 낙찰가가 올랐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저금리 기조가 미국발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깨지고,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이미 올 10월 이후 경매 신청 물건이 늘면서 벌써부터 경매 예정물건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더 이상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금리기조가 깨지고, 주택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다시 경매물건이 늘고, 낙찰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