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에 올해 11월 농식품 수출액(누계치)을 발표했다. 총 5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감소했다는 내용인데 눈에 띄는 품목 하나가 있었다. 2.4%나 증가한 파프리카였다. 자세히 보니 인삼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7420만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아 보니 더 놀라운 일이 줄기덩쿨 처럼 달려나왔다. 바로 지난달 24일자 니혼케이자이는 조간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의 이후 공격적 농업전개가 필요한데, 한국의 파프리카 대일수출사례를 배우자고 주문한 것. 한국은 20년 전에 농업대국 네덜란드에서 IT를 활용한 시설재배기술을 적극 도입해 일본이 수입하는 파프리카의 7할을 한국산이 차지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산은 2할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파프리카 수출 성공비결은 정부의 재정지원, 네덜란드 첨단 재배기술과 종자 도입, 일본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백색과 자색 등 색이 다양한 네덜란드산에 비해 한국산은 색을 좁혀서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한가지 더 있다. 일본농협계통 연구기관인 ‘농림중금종합연구소’라는 곳은 지난 3월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경남 합천에 있는 가야농협(조합장 최덕규)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가야농협은 중산간지 조합원 1600명의 작은 조합인데도 파프리카 수출 1000만 달러를 목표로 국내 최대 여름철 파프리카 생산지로 거듭났다고 소개했다.

더 구체적으로 보고서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자. 원래 가야농협은 일본 수출용 화훼를 주로 재배해 왔는데 이른바 1998년 IMF외환위기 때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가야농협이 앞장서 네덜란드의 대일 수출작목인 파프리카 착목에 나섰던 것이다. 그동안 재배하지 않았던 여름용 파프리카를 2001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험재배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생산을 하게 됐고, 초기 필요한 자금은 농협이 저리로 지원했다. 또 농협관내에는 17가구의 파프리카 농가가 있는데 평균규모는 3000 평 정도이고 판로는 90%가 일본을 향한다고 한다. 놀랍게도 호당 평균 매출은 6억 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가야농협의 역할을 주목하면서 외환위기를 계기로 파프리카라는 신작목을 도입해 화훼수출로 닦은 대일 수출 노하우를 활용한 것은 농협에 의한 지역농업 진흥의 우수사례로 평가했다. 아울러 농협과 조합원간 신뢰를 바탕으로 농협이 지역농업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감동적이라고 했다.

지난 20일부터 한ㆍ중, 한ㆍ베트남, 한ㆍ뉴질랜드 FTA가 정식 발효되면서 FTA 개방의 파도를 역으로 활용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업이 주요 수출산업으로 발전해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파프리카 수출 성공사례를 본받아야 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못지않게 농협의 주도적인 역할도 중요하다. 가야농협 측은 농협이 농산물 수출확대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인력확보나 자금지원은 아직까지 부족하다며 농협중앙회의 보다 더 적극적인 수출지원을 아쉬워 했다. 우리 모두 귀담아 들을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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