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2015년 전 세계 인수ㆍ합병(M&A)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제약업계와 주류, 석유업계 등의 대규모 M&A들의 공이 컸다. 그러나 내년 M&A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불안정한 정크본드 시장과 테러 위협, 금융위기 발생 우려가 주된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4조6000억달러(약 5416조5000억원)를 기록해 2007년 4조3000억달러(약 5066조2600억원)를 넘어섰다며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22일 이 같이 보도했다.
올해는 특히 몸집이 큰 회사들의 합병이 많아 M&A 시장 규모를 키웠다. 1486억달러(약 174조6050억원)규모의 화이자-앨러간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맥주 공룡’을 탄생시킨 AB인베브-SAB밀러의 M&A 규모도 1056억달러(약 124조800억원)에 이르렀다. 로얄더치셀은 BG그룹을 698억달러(약 82조1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화학 공룡’을 낳은 듀폰과 다우의 합병, 차터의 타임워너 인수 등도 한 몫 했다.
분야별로는 화이자-앨러건을 필두로 한 헬스케어 기업들이 M&A 시장을 선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875억달러(약 807조8125억원) 규모의 M&A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뤄졌다. 기술 기업들의 M&A도 6070억달러(약 713조2250억원)로 이에 버금가는 규모를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중국도 M&A의 보고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에서 이뤄진 M&A 규모는 4970억달러(약 585조11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벤징가는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이 아나다코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노펙의 시가총액은 890억달러(104조7352억원), 아나다코사의 시가총액은 234억달러(약 27조537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 M&A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혼란스러운 정크본드 시장이 위험 요인 중 하나다. 피터 와인버그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 공동 창업자는 “고수익채권 시장의 불안정함이 차입금 비중이 큰 M&A 거래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크본드 시장은 최근 금리인상을 맞아 미국을 중심으로 거세게 흔들렸다. 금리인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안정성있는 투자처로 대거 옮겼기 때문이다.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는 정크본드 유동성 압박에 펀드 환매를 중단하고 청산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고, 고금리 신용 펀드인 루시더스 캐피털 파트너스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스톤 라이언 캐피털 파트너스도 자금 유출 압박에 투자자들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리 테러와 같은 테러 발생 위험이나 또 다른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기업 심리에 타격을 줘 M&A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파리 테러 수사는 현재진행형이며 IS는 60개국에 대해 테러 위협을 가하는 동영상을 발표한 상태다. 올해를 제외하고 M&A 시장이 최대 호재를 맞았던 2007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한 해 전이었다.
이와 관련해 리차드 셰퍼드 도이체방크의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M&A 담당 공동 대표는 “한 해 전에 비해 확실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선은 M&A를 이끄는 동력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이 오히려 M&A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크리스 벤트레스카 JP모건 M&A부문 글로벌 공동대표는 “주가와 재무제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원자재 분야 기업들이 방어적인 M&A에 많이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