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팀=윤현종 기자] 재계가 내년도 임원 인사를 거의 끝냈다. 각각 사정이 있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그룹은 ‘2016 신성장전략 가동’이라는 새로운 포석을 향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그룹 임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ㆍ4세의 약진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불황, 미국 금리인상, 중국 성장 둔화 등 경영 악재는 쌓였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새리더십 구축이라는 것에도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점에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3ㆍ4세들은 곧장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그룹 전면에 나설수록 어쩔 수 없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경영 능력 여부겠지만, 동시에 ‘그들의 자산구조’ 역시 세간의 궁금증 대상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은 최근 승진한 이들을 포함, 경영일선서 활약 중이거나 데뷔(?)를 준비하는 재계 3ㆍ4세의 자산구조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별(★)’이 된 손주들 자산순위는
최근 집안 기업 내에서 승진가도를 탄 재벌 3세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이는 허진수(38) SPC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최근 정기 임원 승진인사에서 글로벌경영전략실장(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올랐다. 총 자산 2802억여원을 손에 쥔 그는 고 허창성 삼립식품(SPC의 전신) 창업주 손자이자 허영인(66) SPC그룹 회장 장남이다.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을 단 그는 28세이던 2005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했다. 지난 8일 현재 삼립식품 주식 98만9540주(지분율은 11.47%)를 갖고 있다. 평가 가치는 2577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 지분 20.2%도 허 부사장 소유다. 작년 말 자본금 기준으로 집계한 평가액은 225억2300여만원이다.
백화점부문을 총괄하게 된 정유경(43) 신세계그룹 사장도 허 부사장 뒤를 잇는 자산가다. 정 사장은 성장 정체에 직면한 백화점사업의 돌파구를 뚫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신세계는 내년 대규모 출점을 앞둔 상황이라 정 사장의 경영능력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 외손녀이자 이명희(72) 신세계 회장 딸인 정 사장의 상장주식 자산은 2018억여원으로 확인됐다. 그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이마트(70만1203주 보유ㆍ지분율 2.52%)가 차지하는 비율은 69.3%(1398억여원)로 가장 높다.
3위는 김승연(63) 한화그룹 회장 첫째아들이자 고 김종희 한화 창업주 손자인 김동관(32) 한화큐셀 전무다. 최근 인사에서 1년 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선 그의 자산규모는 1255억여원이다. 한화 주식 333만주(지분율 4.44%)를 갖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 2월 태양광 계열사들을 한화큐셀로 통합하고 셀 생산 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를 탄생시켰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그룹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자산 없는 손주들, 차기 억만장자 예약? 상장주식 자산이 집계되지 않은 재계 3세들도 상당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일찌감치 임원으로 승진한 박태영(38) 하이트진로 부사장이다. 고(故) 박경복 명예회장 손자이자 박문덕 회장 장남인 그는 아직 하이트진로에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지난달 30일 기준 박 회장의 주식자산은 1457억여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가 소유한 회사는 아버지 기업의 2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바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가진 서영이앤티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08년 4월 맥주 냉각기 등을 만드는 이 비상장 회사 지분 73%를 취득했다. 이후 지분율 58.44%를 지금껏 유지 중이다.
그가 장악한 이 회사는 아버지가 이끄는 기업과 주로 사업해왔다.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2010∼2012년 간 매출 96∼98%를 하이트진로ㆍ하이트진로음료 등을 상대로 올렸다. 이 비율은 2013년 23.5%, 2014년 40% 등으로 낮아졌지만 하이트진로 등과 수의계약형태의 영업관계를 지속 중이다.
박 부사장이 쥔 서영이앤티 주식 29만2000주의 가치는 액면가 기준 14억6000만원이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래 그가 작년까지 이 회사에서 받은 배당금 규모는 최소 13억4500만원 정도다.
이렇다 할 지분이나 소유기업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도 있다. 차장으로 입사한 지 3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한 이규호(31)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부장이다. 최근 그가 상무보에 오르자, 업계 안팎에선 코오롱이 4세 경영에 돌입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신임 상무보는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을 거쳐 올해 초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자리를 옮겨 경영진단실에서 근무했다.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웅열 그룹 회장 장남인 그는 아직 코오롱 내에서 ‘대주주’ 자리를 차지하진 못한 상태다. 상장ㆍ비상장사 등 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공시서류 대주주 란엔 이 회장의 이름만 보이는 상태다. 그러나 이 상무보의 아버지 이 회장은 상장주식 자산만 7400억여원에 이르는 국내 34위 부호다.
최연소 100대 부자의 숨은(?) 자산은
주식자산 위주로 집계한 국내 100대 부호 중 가장 어린 인물은 아모레퍼시픽가(家) 출신이다. 바로 서민정(24) 씨다. 일부 언론은 최근 서 씨가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에 입사했다고 보도함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보도에 따르면, 민정 씨는 지난해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올해 7월께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했다.
1991년 생인 그는 고 서성환 태평양 창업주 손녀이자 서경배(52)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다. 상장사 주식과 비상장사 지분평가액을 합친 그의 자산규모는 총 4389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상장사 4개의 지분평가액은 4283억여원으로 97%가량을 점한다. 그중에서도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은 서씨의 최대 자산이다. 그는 이 회사 우선주 241만2710주(지분율 26.48%)를 갖고 있다.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순항하면서 민정 씨의 지분가치도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83) 농심그룹 회장의 외손녀이기도 한 서 씨는 농심홀딩스 보통주 1만2621주(지분율 0.27%)도 갖고 있다. 이 주식 가치는 20억원(지난달 30일 기준)에 달한다.
서 씨가 가진 비상장사 지분 몫도 상당하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에 속한 에뛰드ㆍ에스쁘아ㆍ이니스프리 등 3개 법인 주식 22만6029주를 갖고 있다. 평균 지분율은 19%다. 이들 기업 주식의 장부가치를 토대로 한 서 씨의 지분 평가액은 106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그는 아직 경영일선엔 나서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아버지 서경배 회장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어 일정 경력을 쌓은뒤엔 막중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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