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신기후체제가 막을 올렸다. 195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은 진통 끝에 신기후체제 대응 방안이 담긴 합의문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앞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자발적으로 정해 제출하고, 5년마다 이행 상황을 검증하게 된다.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부 등 13개 부처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13일 폐막해 신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 협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파리 협정은 2020년 만료 예정인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한다. 협정이 발효되면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게 된다. 이행 방안 마련을 위한 후속 협상은 내년부터 진행된다.

이번 신기후체제에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95개 국가가 참여했다. 1997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한 교토의정서를 잇는 신기후체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교토의정서는 지난 2005년 2월 발효됐다. 참가국들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7가지 주요 온실가스를 정의하고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2012년 만료 예정이었지만 적용 기간도 2020년까지 연장됐다.

신기후체제에 적용될 파리 협정은 온실가스 배출감소, 기후변화 대응 재원 조성 등을 통해 환경과 경제ㆍ사회 발전의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환경부 관계자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견이 큰 상황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합의를 도출한 것 자체가 성과”라고 말했다.

파리 협정에는 ▷장기목표 ▷감축 ▷시장 메커니즘 도입 ▷적응 ▷이행점검 ▷재원 ▷기술 등이 주된 내용으로 담겼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스스로 정해 제출한 뒤 이를 검증하는 체제다.

장기목표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키로 하고,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기로 했다.

각 국은 또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스스로 정해 기여방안을 의무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이행에는 국제법적 구속력을 두지 않고, 각국이 국내적 상황에 맞게 노력하기로 했다. 기여방안 내용은 협정에 담지 않고, 별도의 등록부로 관리한다.

감축목표는 5년마다 상향된 것으로 제출해야 한다. 차기 목표 제출시 이전보다 진전된 목표를 제시한다는 원칙에 따라서다. 검증도 5년마다 하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검증하는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 시스템도 만든다.

목표 달성을 위해 배출권 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 설립에도 합의했다.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손실과 피해’ 문제도 규정해 다루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국가가 국가적응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보고서를 제출키로 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차가 컸던 재원은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선진국이 재원 공급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선진국 이외 국가의 자발적 기여도 장려하고, 공공기금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재원을 조성키로 했다. 개도국의 동참을 장려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의 개발 및 이전을 강화한다.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파리위원회’도 설립한다.

파리 협정은 ‘55개국 이상’, ‘글로벌 배출량의 총합 비중이 55% 이상에 해당하는 국가가 비준’이란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발효된다. 과거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규정하고, 목표도 ‘하향식’으로 할당했다. 그 결과 미국이 비준을 거부하고, 캐나다는 탈퇴했다. 일본, 러시아, 뉴질랜드는 기간 연장에 불참하는 등 사실상 합의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파리 협정은 모든 국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스스로 정해 제출하는 ‘상향식’ 방식을 도입했다. 국제법적 구속력도 두지 않기로 해 비준 및 발효 절차에서 부담이 덜게 됐다.

후속회의는 내년부터 열린다. 내년 4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파리 협정에 대한 고위급 협정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다. 또 ‘파리협정 특별작업반(APA)’을 신설해 회의를 열고, 기후변화협약 부속기구 회의도 함께 진행한다. 제22차 당사국총회는 내년 11월 모로코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성창모 녹색기술센터 소장이 기후변화협약의 기술 관련 정책결정기구인 기술집행위원회(TEC) 위원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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