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협약 타결…국내 산업계 영향 철강업계 국내 탄소배출량 6억~7억t 차지 추가배출권까지 구매…원가부담 가중 우려 車업계는 친환경차 시장재편 촉매제 기대 재계, 中企 중심 에너지 저감지원체제 대기업 多소비업종 적용 검토를 주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2020년 이후 새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문을 채택한 데 대해 국내 경제계는 엎친데 덮친격이라며 우려를 금치 않고 있다. 특히 철강ㆍ화학업계는 세계 경기 둔화와 중국의 맹추격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탄소 추가 배출권까지 구매하게 되면 원가 부담이 커져 국제 경쟁력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며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철강ㆍ화학 직격탄…“부담이 너무크다”=에너지 다(多)소비 업종인 철강업계는 치명타를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국내 전체 탄소배출량의 6억~7억t 중 1억t을 차지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정부의 대책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저가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고 있는 데다 탄소 추가배출권도 추가 구매하게 되면 원가부담이 높아져 경쟁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학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은 공장을 증설하면 계속 탄소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탄소감축으로 부담이 계속 늘어나게 되는 구조”라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로선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탄소저감 기술을 만드는 연구개발(R&D) 비용도 많이 드는데,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시장 재편 촉매제”=자동차업계는 이번 합의문이 업계 지각 변동의 진원지이자 시장 재편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업계와 시장이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는 길이 우선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 오는 2020년 세계 전기차 수요는 연 600만대에 이르는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는 기정사실화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으로 배기가스 양을 줄이는 노력은 거의 한계에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번 기후협정 체결이 친환경차 개발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역시 앞선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규제강화 등이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는 선박을 건조해 시운전을 나가면 예측이 어렵다”며 “업종 특성상 탄소배출권 할당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계 단체… “규제 완화ㆍ정부지원 절실”=김주태 전경련 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배출 전망치 대비 37%로 상당히 의욕적인 수준인데 파리 총회 합의로 향후 5년마다 상향된 목표 제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현재 1∼2% 수준의 추가 감축 여력도 크지 않은데 앞으로 상당한 감축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우리 주력 산업의에너지 효율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추가 감축 여력이 크지 않다”며 “5년마다 추가 감축 부담이 생기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개도국으로의 기업 이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수봉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에너지 배출량을 한 번에 줄이는 것은 어려우므로 현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배출량 저감 지원 체제를 철강이나 조선업 등 대기업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도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태 전경련 팀장은 “대체에너지, 신재생에너지는 당장 돈이 안 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당장 투자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에너지 관련 투자세액 공제를 연장하고 기업이 에너지 시설 투자를 확대하도록 규제개혁 등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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