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ㆍ김재현 기자]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미국발 금리 인상은 무시할 수 없는 대형 악재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맞춰 한국은행이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에 동참할 경우 1200조에 달하는 가계 빚 부담이 가중돼 우리경제의 뇌관이 될 우려가 높다.

그동안 국내로 유입됐던 다량의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환율 또한 요동칠 태세다. 채권 금리의 상승에 따른 기업의 자금 부담 또한 커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시장 금리가 지금보다 0.5%포인트 오르면 한계기업이 현재보다 300개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 속에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는 수출이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고 반등을 이뤄낼 지가 관건인 가운데 내년은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단연 국내 금리 인상의 속도와 방향성이다.

일단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국내 금리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지난 10일 금통위를 마친 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이다. 한국 등 다른 나라가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로 유입된 해외 투자자금의 유출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다. 특히 신흥국들에서 금융불안이 가시화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오정근 건대금융IT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동남아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동요하며 일부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신흥국 위기가 전염되면 우리나라 또한 외화 유출을 대비해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지 않는 한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국내경기 회복의 신호가 뚜렷해지고 인상 추세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면 한은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12월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금리가 올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더불어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가속도가 붙으며 환율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환율 상승은 분명 수출에 청신호다.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에도 우리 경제는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의 반사이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전력이 있다.

다만, 저유가의 고착화,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부진 탓에 수출 회복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대두되는 점은 부담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로 유입됐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게 될텐데, 사실 이는 한국 경제에 큰 위험 요인은 아니다”라며“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의 실물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수출부진 등은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분명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또한 최근 2% 성장률을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제시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 ‘G2 리스크’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 영향으로 한국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았기 때문이다.

앞서 여러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년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었지만, 국책 연구기관이 2%대 성장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정근 교수는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을 점진적으로 절하시켜 수출 둔화를 막고, 금리도 가계 부채, 기업부채 등을 생각해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식ㆍ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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