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 물건수가 줄어들면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본다. 매매시장 상황이 좋으니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매매시장 활성화의 신호로 파악한다. 매매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높은 가격에 응찰한다는 의미다. 매매시장이 침체로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비싼 입찰가를 써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매매시장과 경매시장의 상관관계를 염두에 두면 올해 부동산 매매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황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주택 경매 물건 수는 5만5035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86%로 주택시장 호황기인 2007년(86.2%)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경기 전망이 좋지 않다. 일단 금리인상 기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크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한국도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내년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가계 빚 1200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가계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대출 규제는 다시 강화할 조짐이다. 단기간 늘어나는 부동산 담보대출로 인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계 소득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어 실업률이 증가하고, 실질임금이 떨어지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 경매시장에서 주택 물건수가 적었던 이유는 매매시장에서 상당수 처분됐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건이 넘어 2006년 호황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주택시장이 다시 얼어붙기 시작한다면, 금리인상에 대한 충격으로 가계 부채를 견디지 못하는 가구가 늘어난다면, 경매시장에 물건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경매물건 증가세는 이미 시작됐다. 2주 단위 전국 경매법원의 주거시설 경매물건 동향엔 이런 흐름이 뚜렷이 나타난다. 이달 12월29일부터 2016년 1월12월까지 전국 법원에서 진행되는 주택 경매 예정 건수는 2461건이다. 이는 직전 2주(12월15~12월28일) 1395건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 11월3~11월16일 1253건, 11월17~11월30일 1256건, 12월1~12월14일 1331건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11월 말 이후 주택시장이 주춤해지면서 경매 신청을 하는 주택 물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내년 3월 이후 경매 진행 물건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흐름은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 분위기에 따라 더욱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경매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한다면 2016년 3월 이후를 노리라고 조언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내년 법원 경매시장에 올해에 비해 경매물건이 많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자연스럽게 낙찰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저렴하게 내집마련을 준비한다면 조금 기다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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