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올 한해 홈쇼핑 소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황과 실속이었다.
홈쇼핑 4사가 집계한 올해 히트상품을 살펴보면 8만원에 8장을 몰아주는 티셔츠 세트 등 실용적인 상품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GS샵의 올해 히트상품 1위는 42만세트 넘게 판매된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였다. 이 제품은 에센스 성분이 다량 함유된 팩트형 파운데이션으로, 6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커버력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2013년 출시 이후 2년여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GS샵에서는 히트상품 10위 안에 미용제품이나 의류가 9개나 올라갔다. 홈쇼핑에서 선보이는 합리적인 가격의 ‘셀프 관리 제품’이 불황에 자신을 가꾸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패션상품도 여러 분위기의 의류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기본형 제품을 3~6종씩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GS샵 히트상품 2위인 제이코닉은 티셔츠와 와이트팬츠 등을 3~6종 패키지로 묶어 4만~7만원대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CJ오쇼핑의 히트상품 1위도 8종의 단색 티셔츠를 7만9900원에 판매하는 ‘지오송지오’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53만세트가 팔렸다. 2위 역시 ‘바이엘라’의 5만9900원대 여름 티셔츠 6종세트로, 44만세트가 나갔다.
홈쇼핑의 불황형 소비는 가격대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CJ히트상품 10위의 평균 판매가는 8만9000원으로, 지난해 10만7000원보다 2만원 가량 낮아졌다. 히트상품 중 최고가 상품도 14만8000원인 ‘에셀리아 린넨 수트 5종세트’로, 지난해 히트상품 중 최고가 상품인 ‘나탈리쉐즈 라마 코트’보다 15만원 가량 낮은 가격이었다.
현대홈쇼핑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의 의류가 74만세트가 팔려 1위에 올랐다. ‘맥앤로건’ 의류 중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형 티셔츠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59만세트가 팔려 히트상품 2위를 차지한 ‘에띠케이’ 브랜드의 의류에서도 기본형 면티가 가장 많이 팔렸다.
최근 TV출연으로 널리 알려진 중식 셰프 이연복의 ‘칠리새우’도 40만세트가 팔려 히트상품 4위에 올랐다. 간편조리식은 TV방송 판매시 가격 할인이나 덤 증정등이 많아 홈쇼핑에서 꾸준히 인기인 실속형 제품이다.
롯데홈쇼핑의 히트상품 1위는 50만세트가 판매된 ‘아지오 스테파니’ 의류였다. 이 제품도 다양한 의류와 함께 맞춰입을 수 있는 가디건이나 바지 등 기본형 의류가 주력상품이었다. ‘머스트비’(2위) ‘아니베에프’(5위) ‘르꼴레뜨’(8위)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의 의류도 홈쇼핑에서 히트상품 상위권에 올랐다. 백화점 브랜드들은 기존에 쌓아온 신뢰도와 인지도가 바탕이 되는데다, 홈쇼핑으로 진출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구성 등을 앞세웠기 때문에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신희권 CJ오쇼핑 편성팀장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해 중저가 세트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던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소비가 주를 이룰 지라도, 미용제품이나 의류 등 자신을 위한 소비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선에서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원형 GS샵 영업전략담당 본부장은 “주거비 부담 증가, 메르스 등 소비 침체에 악재들이 많았지만 자신을 위한 제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소비 방식에 맞춰 상품을 제안함과 동시에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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