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중 밀어 넘어뜨려 사망 파기환송심 징역 10년 중형
부부싸움 중 사망한 아내를 땅에 묻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사체를 은닉한 남편에게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합의 2부(부장 김용빈)는 상해치사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모(51)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외도가 의심된다며 아내의 얼굴과 복부 등을 세 차례 때려 상해를 가하고,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조경업체 사무실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아내를 밀어 넘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아내는 화목 난로에 머리를 부딪혀 뇌출혈로 사망했다.
김 씨는 곧바로 사무실 뒷마당에 아내를 묻고 그 위에 소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사체를 은닉했다.
재판부는 “아내는 평소 김 씨의 상해와 협박으로 극심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자녀들도 이 사건으로 치유하기 힘든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과 묘목 처분 대금으로 자녀들에게 향후 60개월간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사건을 심리한 1, 2심 재판부도 징역 10년을 선고한 바 있으나 대법원은 지난 10월 2심 재판부의 판단에 일부 문제가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김 씨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처법)’ 위반 혐의를 문제 삼았다.
1, 2심은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죄를 범한 자’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폭처법 3조 1항에 근거해 김 씨가 길이 20㎝에 달하는 공업용 커터칼을 아내 얼굴에 들이대면서 ‘난도질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2심 선고가 내려지고 불과 한달 뒤인 지난 9월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률 조항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형법에도 폭처법과 같은 내용의 규정이 있는데 형법과 폭처법이 정한 징역형의 하한선이 달라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폭처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한 반면, 형법상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결국 검사가 둘 중 어느 조항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형의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는 셈이다.
대법원은 헌재의 위헌결정을 근거로 “해당 법률 조항이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김 씨의 폭처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선고했다.
결국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폭처법 위반 대신 형이 가벼운 특수협박죄를 적용했지만 “경합범 관계인 상해치사죄 등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