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으로 전시기획력-경영능력 공모절차 통해 입증…2018년까지 조직안정-법인화 추진 등 해결과제 산적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14개월동안 비어있던 국립현대미술관장에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이 임명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생긴 이래 첫 외국인 수장이자 2000년 개방형 직위제도 도입 이후 공모를 통해 외국인을 임명한 국내 첫 사례이다. 임기는 2018년까지이다.
마리 관장은 MACBA 관장, 네덜란드 현대미술센터 예술감독 등을 거치면서 전시기획과 미술관 경영 능력 뿐만아니라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 회장을 역임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7년간 MACBA을 맡으면서 스페인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관람객 수와 입장 수익을 늘리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올 초 스페인 군주 풍자 작품 검열논란으로 MACBA 관장직에서 물러난 석연찮은 전력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마리 관장을 임명한 데에는 그동안 파벌싸움으로 얼룩진 미술계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절실함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부터 업무를 시작할 마리 관장에게는 해결해야 할 미술계 현안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게 시급한 과제다. 국민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일상속에서 미술을 즐기고 교육하는 대표적인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만 번듯하게 지어놓는게 능사가 아니다. 또 현대 미술계의 화두인 세계화에 한국미술은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수성과 보편성을 아우르는 안목과 기획, 연결망이 필요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마리 관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보다 더 중대한 사안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 추진이다. 지난 10여년동안 방향을 정해놓고 한 발짝도 옮기지 못한 법인화가 마리 관장 임기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화는 미술관의 전문성과 자율성, 효율적 조직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국인 관장의 부가효과도 기대된다. 서울대, 홍대 등 학연과 파벌로 나뉘어 밥그릇 싸움을 벌여온 미술계가 소모성 논란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리 관장은 이른 시간내에 한국말을 배우겠다는 각오까지 내비쳤다. 첫 외국인 관장을 맞아 미술계가 구태에서 벗어날지, ‘미술계 히딩크’가 탄생할 지 국민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윤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