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견인하며 선방하던 수출이 올해 11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그 폭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세계 경제가 내년에도 관심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급속히 재편되면서 각국의 생존경쟁도 점입가경이다. 격변의 시대, 특히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제 확실한 것은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는 지난 70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고 그 중심에는 무역이 자리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공신화가 앞으로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저유가, 엔저, 중국의 도전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우리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새로운 기회와 위협 요소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글로벌 기업의 국경없는 경영활동이 세계 경쟁구도와 무역의 흐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연구개발, 설계 등 핵심 분야는 국내에 남기고 생산 등 저부가가치 분야는 해외로 이전하는 다국적 기업이 늘면서 현지생산이 보편화 되고 있다. 동시에 시장을 고수하기 위해서 사물인터넷(IoT), 공정무역, 온라인 무역 확대 등 우리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될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국제표준을 둘러싼 국가간ㆍ기업간 합종연횡 등 기술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환경상품협정 등 새로운 다자간무역협정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향후 글로벌 무역환경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그 흐름을 놓치고 따라가지 못한다면 누구도 예외없이 도태될 것이므로, 앞으로 우리 무역의 성장 정도는 세계 무역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게 반응하고 변화를 선도하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FTA(자유무역협정)라는 위기 탈출의 디딤돌이 놓여져 있다. EU와 미국, 그리고 ASEAN이라는 세계 3대 경제축과 FTA라는 경제고속도로를 건설한 국가는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향후 발효 예정인 중국, 네덜란드, 콜롬비아를 포함할 경우 전세계 GDP의 75%에 해당하는 국가와 FTA를 맺고 있다.
그동안 한국무역의 DNA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였다.
불가능하다는 목소리에도 그 뒤에 감추어진 희망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인 무역인들은 모두가 힘들다고 말할 때 수출전선에서 기적같이 새로운 기록을 쏘아 올리면서 국가경제에 희망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요즘 같이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중소ㆍ중견기업과 벤처기업들은 수출시장을 선제적으로 다변화하거나 기술차별화를 통해 침체된 수출에 서광을 비추고 있다. 보통의 기업보다 네다섯 배에 달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기술트렌드를 주도한 업체는 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는가 하면, 신뢰 구축을 중요시한 업체는 설립 15년 만에 50개국에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4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살려내기에 우리 내수 시장은 아직 좁다. 19조 달러의 넓은 해외시장만이 여전히 한국경제의 활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에서 꿋꿋이 제 몫을 다하고 있는 무역인이 있는 한 우리경제는 내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무역환경이 좋아서 오늘날의 9위 무역국이 된 것은 결코 아니다. 환경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고 우리 무역인들은 경쟁자보다 더 빨리 환경을 극복해온 결과다. 이번에도 ‘무역인들’에게 희망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