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탈당하면서 여권의 총선구도도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후속 탈당이 이어지면서 ‘안철수 신당’이 새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의석수 20 이상이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발등의 불’로 떨어진 선거구 획정과 여권 내 공천룰 논의도 새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 내 분열이 ‘다수 야당’ 체제로 굳어질지, 총선을 앞둔 ‘극적 반전’(야권 통합)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향후 총선 정국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예상된다.

당장 선거구 획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이자 내년 4ㆍ13 총선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인 15일을 하루 앞둔 14일 선거구 획정 논의는 한층 더 꼬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1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양당의 원유철ㆍ이종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2+2’ 회동을 갖고 선거구획정 담판을 시도했으나 타협에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선거구별 인구편차 축소(3대 1 이내→2대 1 이내)를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것이외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12일 회동에선 지역구를 7석 늘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그만큼 줄이는 ‘지역구 253+비례 47’ 안과 현행 ‘지역 246+비례 54’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을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비례성 강화를 위해 정당득표율을 지역구ㆍ비례대표 합산 의석에 반영하는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 또는 ‘이병석 중재안’을 밀어부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일단 새누리당의 의석 감소 가능성이 높고, 야권 소수정당의 의석수가 많아질 수 있어 여당으로선 양보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의석수가 줄어든다고 해도 야권 소수정당은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일여다야’에 기반한 ‘여소야대’ 정국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야권 소수정당의 영향력을 높여 ‘야권통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의 경우 호남권 의원들이 대폭 가세하면 선거구 획정은 농어촌 의원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에 힘이 실릴 수 있지만, 안철수 신당이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더 무게를 둔다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이병석 중재안에 기울 수 있다.

안 전 대표가 어느 세력과 손을 맞잡느냐에 따라 비박계와 친박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여권 내 공천룰 논의도 영향을 받게 된다. ‘안철수 신당’이 총선에서 독자 노선을 걷게 되면 야권의 분립으로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에서도, 지역에 따라 당내 각 계파나 의원들간 이해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중도 정당’을 표방함에 따라 새누리당의 공천룰에 따라 탈락하거나 탈락 가능성이 높은 여권 인사들이 신당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총선 직전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 정의당 등을 아우르는 ‘야권 통합 시나리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새누리당으로선 최악의 그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문제는 14일 이후 안 전 대표를 따라 탈당ㆍ합류하게 될 야권 인사들의 규모와 면면이다. 14일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새정치연합에서 탈당을 몇 명이나 하게 되느냐를 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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