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에서는 츤데레식 사랑이 자주 나타난다. 츤데레는 앞에서는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뒤에서는 부끄러워하며 자상하게 챙겨주는 사랑법을 의미하는 일본 인터넷 용어다. 새침한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 ‘츤츤’과 부끄러워함을 나타내는 ‘데레데레’의 합성어다. 츤데레의 행동양식이자 실천방안중 첫번째 덕목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의심하게 만들어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이 임수정에게 “나랑 밥먹을래, 나랑 죽을래”라고 말한 이 대사는 츤데레 임팩트의 최고봉쯤 될 것 같다.
‘무늬만 츤데레’ 캐릭터도 더러 보였다. 츤데레의 스타일만 강조하다보니 ‘스타일리쉬 츤데레’들도 양산됐다. 외모가 소지섭쯤 되는 남자가 여성에게 “나랑 밥먹을래, 나랑 살래”라고 하면 ‘심쿵’하지만 그게 안되는 남자들이 잘못 사용하다가는 이상한 남자로 취급받을 수 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이 연기하는 김정환 캐릭터는 진짜 츤데레다. 츤데레 사랑의 핵심은 순정이며 표현방식의 핵심은 마구잡이가 아니라 은근과 끈기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인 덕선(혜리)이 선우를 좋아하는 줄 알기에 기다려줄 줄 안다. 덕선의 갑작스러운 연락에 진짜로 나타나 덕선 친구들에게 햄버거까지 사준다. 무심했던 덕선의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학창 시절 여학생 집앞에서 두시간 이상 기다려본 남자는 류준열의 심정을 안다. 요즘은 그런 짓을 하다가는 스토커로 오인받기 십상이지만, 그때는 그러지 않았다. 류준열도 츤데레 사랑을 경험한지도 모른다. 속에서는 콩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덕선을 기다린다. 그래서 그 설렘이 제대로 전달된다.
류준열에게는 만만치 않은 사랑의 첫 경쟁자가 한 명 있다. 천재기사 택(박보검)이다. 차분하기로 따지면 정환보다 한수 위다. 어쨌든 혜리의 남자는 류준열과 박보검중 한 명으로 압축됐다. ‘츤데레’ 류준열이 최종 생존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서병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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