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노동개혁 5대 입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 굵직굵직한 정기국회 현안들이 다음주 중대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회기 종료까지 약 20여일이 남은 상황에서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일주일 남은 예산안조정소위 심사=우선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법정 시한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을 확정해야 한다. 예산안의 증액ㆍ감액을 결정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주어진 활동 시간도 채 일주일 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사실상 예산안 정국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소위는 오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기에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소위는 예결위가 당초 정한 지난 9일보다 일주일이 지체된 지난 16일에서야 늑장 출범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에 대한 반발로 야당이 부별심사 일정을 ‘보이콧’한 데 이어 예산안조정소위 정원 증원 논란으로 소위가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정교과서와 누리과정 예산 등 뇌관도 수두룩하다. 예결위는 실제 지난 20일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가동,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의 예산안에 대해 감액 심사를 벌였으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사안이 불거졌다. 결국 해수부 예산 심의는 여야 간 고성으로 얼룩지다 정회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또 예산안조정소위는 경찰청의 살수차 교체, 행정자치부의 새마을운동 세계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업 예산들에 대한 감액 여부 결정을 미루고 줄줄이 소소위 심의로 넘기고 있다. 이에 심의 보류 안건이 늘어날수록 졸속 심사 우려와 함께 소수 의원들 사이에 ‘밀실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소위에서 예산안 심의를 마치면 예결위는 오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긴다. 만약 여야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 원안이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꼼수 증원 논란에 환노위 소위도 파행=노동개혁 관련 법안 심의를 진행하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0일 첫 걸음부터 파행을 겪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자당 환노위 정원을 한명 늘리기 위해 국회규칙 개정안을 제출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당이 법안심사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어떻게든 노동개혁 입법 성과를 내려는 여당의 ‘꼼수 증원’ 논란이 일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8대8 동수인 여야 위원 구도를 깨기 위해 여당이 한명을 늘리려고 한다”면서 “여당이 철회할 때까지 회의를 진행하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해 정회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명시적으로 새누리당 지도부가 그런(증원) 시도를 철회할 때까지 정상적 의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법안심사소위 활동을 중단한다”고 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명시적인 의사로 국회규칙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야당이) 중단한 것은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처음부터 꺼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월요일부터 예정된 소위에 참석해서 논의를 계속 이어가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오는 23일 예정된 법안소위 속개 여부에 대해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는데 (법안소위를) 안 한다면 그쪽(야당)이 명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안소위가 정상화된다 해도 기간제단시간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쟁점 현안을 두고 여야 간에 격론이 예상된다.
정부ㆍ여당은 기간제법ㆍ파견법과 관련, 현재 2년인 기간제 사용 기간을 본인이 원할 경우 4년까지 늘리고, 55세 이상 근로자와 고소득 전문직의 파견도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야당은 ‘비정규직 2+2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파견 허용 업종 확대에 대해서도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할 뿐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임위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중 FTA 비준동의안 26일 처리될까?=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오는 26일 내에 처리될 지도 관심이다.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지난 20일 2차 회의를 열었으나 여야는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야당은 한중 FTA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수산업 대책에 대해 진전된 점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편 정부ㆍ여당은 산업 분야 이익을 농업 분야로 나누는 무역이익공유제 도입 등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야정협의체는 오는 23일 야당 요구안에 대한 정부의 보고를 받기로 했지만, 여기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오는 26일 본회의 비준안 처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ㆍ여당은 한중 FTA 발효에 따른 연내 관세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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