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영국의 900년 넘은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건물이 최소 5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수리에 들어갈 지 관심을 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내년에 의사당 건물 개보수안을 표결을 붙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딜로이트 부동산과 영국 하원이 공동으로 작업한 보고서에서 의사당 건물 개보수에 따른 총 비용은 최소 45억달러(5조원)에서 최대 108억달러(12조원)로 추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는 3가지 보수 방안을 제시했다. 의회가 임시 의사당 건물로 통째로 이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의사당이 이전하다면 160여년만에 처음이다.

만일 의사당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채 수리할 경우 최소 32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의회 업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수리 기간은 6년으로 단축되며 수리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임시 의사당 건물로는 중부에 있는 제2 도시 버밍험, 또는 이스트런던의 올림픽스태디움에 비어있는 미디어센터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노후화 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음부는 떨어지고, 벽돌 벽은 닳았으며, 3800개 창문 중 제대로 닫히는 게 단 한개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천장 누수로 인한 기록문건 훼손 우려가 크다.

의원들은 수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당 하원 벤 브래드쇼 의원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 천장에서 ‘액체’가 흘러 내려 사무 집기와 서류가 젖는 봉변을 당했다. 당시 브래드쇼 의원은 사무실 위층에는 남자 화장실이 있다며 “누가 소변을 보면, 즉각 내 책상 위로 떨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2008년에는 수도관이 터져 수만톤의 물이 카펫이 깔린 복도로 흘러 넘친 일도 있다. 당시 직원들은 부랴 부랴 복도에 있던 책 2000권과 그림 등을 옮기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의사당 천장에서 600년된 나무 판이 떨어진 일도 있다. 특히 폭우가 내리는 날에는 빗물이 오래된 지붕과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일이 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집권 보수당 의원들은 비용이 과도하다며 수리에 반대하고 있다. 복지예산 축소라는 보수당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은데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여름에 “나는 이 장소에 약간 감정적인 애착이 있다”며 옮길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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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