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소방공무원들의 병에 걸릴 확률이 일반 근로자에 비해 15~2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밝힌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연구수행기관: 고려대 산합협력단)’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43.2%가 불면증 및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문제는 24.8%에서 나타났고, 우울 또는 불안 장애를 겪는 소방공무원도 19.4%나 됐다.
이번 조사는 소방공무원 83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실시된 것으로 전국 지방직 소방공무원의 21.3%에 해당되는 규모다. 인권위는 일반 근로자의 유병률(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조사)이 불면증·수면장애가 2.2%, 청력문제와 우울·불안장애가 각각 1.7%, 1.3%인 것을 감안할 때 보통 근로자에 비해 15~2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업무상 안전 및 건강은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 부상을 당한 소방공무원의 8명 중 1명 정도밖에 공무상 요양승인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수행 과정에서 다쳐도 치료를 제대로 받기 어렵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업무상 위험인지도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93%가 ‘위험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요인(중복응답)으론 ‘인원부족’(77.0%)을 꼽았다.
‘장비의 노후화’도 73.1%나 됐고,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 부족’(50.7%), ‘건물구조에 대한 정보 부족’(46.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85.6%(7077명)가 현재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 중 54.4%(3853명)이 3교대 21주기 교대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전체의 78.9%(5662명)가 지난 3개월간 근무일 외에도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렇게 출근을 해도 실제 일한 시간만큼의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한 경우도 32.7%(2633명)를 기록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33.2%인 2615명은 최근 3년간 장비 노후화로 개인 안전장비인 장갑, 랜턴, 안전화 등을 자비로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근무 중 일반인으로부터 경험하는 폭력의 빈도도 보면 응답자의 37.9%가 지난 3개월간 언어폭력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3.3%는 지난 1년간 성희롱 경험이, 8.2%는 지난 1년간 신체 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특히 여성 소방공무원에게 심각했는데, 여성 응답자의 51.0%가 언어폭력 경험이 있고 11.1%가 신체 폭력을, 19.8%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소방공무원들은 자신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대표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거의 모든 응답자(97.6%)가 동의했고, 대표기구 신설시 가입하겠다는 의견도 95%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은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 가입을 불허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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