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해왔던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姑婦) 갈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단순히 서로를 미워하던 때를 지나 이젠 살인으로 막장 관계의 종지부를 찍는 최악의 고부갈등 시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엔 며느리가 자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어머니를 죽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40대 중반의 이 며느리는 23년 전 자기보다 네살 많은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결혼하자마자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6년이 지난 뒤 결국 별거에 들어갑니다.
대신 두 아이의 양육은 그녀의 몫이었죠.
그 후로 12년이 지난 2010년에야 비로소 정식 이혼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혼 과정에서 남편은 매달 80만원의 양육비를 보내주기로 약속하죠.
그러나 남편은 곧바로 연락이 두절됐고, 어디서 막노동을 한단 소식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며느리는 전 시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태줄 수 없냐고 요구해봤지만 거절 당하기 일수였습니다.
사실 전 시어머니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혼자 장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키워 보려고 했지만 세 식구가 살기엔 여의치 않았습니다.
이에 다시 전 시어머니에게 도와줄 것을 요구하자 정 힘들면 고아원에 애들을 보내라는 말만 듣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전 남편에 대한 증오감과 전 시어머니에 대한 분노는 더 커져만 갔고, 그럴수록 먹어야 될 우울증 약은 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난 3월의 한 새벽에 자신의 차를 몰고 경북 예천에 있는 전 시어머니 집으로 찾아갑니다.
이미 범행 결심을 했는지 도착한 뒤엔 물에 젖은 휴지로 세워둔 차의 번호판을 가렸습니다.
그러곤 집에 들어가 자던 전 시어머니에게 다짜고짜 얘기를 청했고, 갑자기 놀란 전 시어머니의 저항에 방불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입니다.
시어머니를 제압한 며느리는 미리 준비해 간 먼지 제거용 청테이프로 다리를 감아 결박시켰고, 20분간 목을 눌러 질식사 시킵니다.
이에도 울분이 덜 풀렸는지 락스로 시어머니의 얼굴과 다리에 뿌립니다.
다음날 경찰에 붙잡힌 이 며느리는 결국 지난 7월 징역 15년을 선고받게 되죠.
재작년에는 반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숨지게 했다 20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50대인 이 시어머니는 평소 다섯 살짜리 손주를 키워야 하는게 불만이었습니다.
원래 며느리의 친정 엄마가 애를 봐줬는데 다친 뒤 그 일이 고스란히 자기 몫이 돼버렸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그러다 어느 때부턴가 며느리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둘째를 가져 만삭인 며느리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자신이 둘째까지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될 거란 비관까지 겹치게 됩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급기야는 며느리를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자는 결심에 이르게 됩니다.
시어머니는 퇴근하고 돌아온 며느리가 먹을 국수에 수면제 두 알을 몰래 탔고, 잠들자 스카프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자살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경찰에 검거돼 현재 감옥에서 형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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