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한국 경제가 민간소비와 정부의 재정확대, 건설투자 등 내수에 의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성장 여부가 향후 경기회복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살아야 한국이 살 수 있다는 얘기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성장둔화 및 아시아 지역의 가치사슬 약화 등으로 중국과 가공무역 비중이 큰 한국의 수출신장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에서 한국 등 중국과의 가공무역 비중이 큰 국가가 중국 재고누적 및 경기둔화 영향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2008년말 ‘무역 대침체(Global trade collapse)’ 당시와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2008년말처럼 급격한 재고축소로 무역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중국이 기업부채와 위안화 안정 등을 고려해 경기부양책을 지연시킬수록 중국위험의 노출도가 큰 한국에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중국의 성장둔화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내수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에서 1.9%로 하향조정했다.

소비심리 회복과 주택시장의 개선,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 등으로 내수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부진이 성장모멘텀 개선을 제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동시에 중기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세 둔화가 물가상승률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아시아 가치사슬(value chain)’ 약화 등에 따라 올해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무역탄력성이 선진국 및 여타 신흥국보다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입대체와 재고누적, 신기술도입, 소비주도 경제로의 체질전환 등 구조적 요인에 따라 아시아 무역탄력성은 단기적으로 2000년대 수준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 기관은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아시아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한국의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