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8 재보궐선거 24곳서 고작 2곳 당선…완패

-인천 부평ㆍ의정부ㆍ광명 등 수도권 광역의원 4곳 내줘

-호남은 ‘반쪽 승리’…지지층 분열로 무소속 난립이 패인

-문재인 지역구 ‘부산 사상’에서도 새누리당에 패

-“내년 총선 어렵다는 사실이 또 한번 증명된 셈”…당 내 우려↑

[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보궐선거와의 질긴 악연을 끊어내지 못했다. 28일 전국 2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및 광역ㆍ기초의원 재보궐선거에서 2석 당선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수도권 주요 지역구를 4석이나 내줬고, 호남에서는 ‘신당’ 여파에 따른 지지층 분열로 무소속에 패했다. 주류는 시도당을 중심으로 이뤄진 기초의원 선거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지만 비주류는 즉각 반기를 들고 나섰다. 4ㆍ29 국회의원 재보선 완패 후 당 내홍이 극에 달했던 상황이 반복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0.28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5곳, 새정치연합이 2곳에서 이겼다. 나머지 7개 선거구는 모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 대결에서는 15대2로 새정치연합이 사실상 완패한 셈이다.

유일한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경남 고성군수 선거에서는 최평호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문재인 대표까지 지원 유세를 갔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소속에도 밀리며 3위에 그쳤다.

그래도 경남 고성은 여당 텃밭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위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광역의원 선거에서의 역전패는 뼈아프다. 9개 지역에서 진행된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기존에 새누리 3곳, 새정치민주연합 6곳이었던 구도가 7대2로 역전됐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부평(5선거구), 경기 의정부(2,3선거구), 경기 광명(1선거구) 등 주요 선거구를 4곳이나 새누리당에게 내줬다. 이들 지역은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의 지역구다.

호남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남 함평 도의원(함평 제2선거구)과 전남 신안 군의원(나 선거구) 선거에 각각 공천을 한 새정치연합은 함평 도의원 선거에서만 승리했다. 신안 군의원 선거는 새정치연합 김동근 후보가 무소속 최승환 후보에게 10%p 가까운 차이로 패했다. 이 선거에는 무소속 후보만 3명이 출마했다. 김 후보는 최 후보와 박인석 후보 등에 밀려 3위에 그쳤다.

함평도의원 선거는 ‘반쪽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은 새정치연합이 ‘재보궐 사유 발생지 무공천’ 혁신안을 뒤집고 후보를 공천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지역 중 하나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설명수 후보는 박준영 전 지사 측, 이재인 후보는 천정배 의원 측과 가깝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정치연합은 혁신안에 대한 해석을 완화해 공천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외에도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의원(다선거구)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김덕영 후보가 새누리당 윤태한 후보에게 23%p 에 달하는 격차로 패했다.

역대 최저라는 20.1% 수준의 투표율도 난관이었지만 당 내에서는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은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원들이 붕 떠있는 상황이다. 당이 조금씩 중심을 잡아가고 있긴 하지만 각 세력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당원들이 중심을 못잡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부평갑을 지역구로 둔 문병호 의원도 “낮은 투표율과 후보 경쟁력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당 지지도가 낮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교과서 국정화 문제도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라며 “우리 당을 향한 바닥 민심이 차갑다는 점이 증명이 된 것이니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제기됐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이동섭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의 북콘서트 축사에서 “아무리 작은 지방선거였지만 참패했다. 이대로 적당히 넘어가면 내년 총선도 적당히 패배할 것이고 정권교체도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모조리 패배했다”며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를 인용, “호남에서 문재인 8%, 김무성 9%, 안철수 20%, 박원순 31% 지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를 향해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적당하게 또 넘기면 다음 총선에서도 또 적당하게 패배한다. 이 기회를 놓지면 정권교체도 물 건너 간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29일 역사교과서 사회적 논의기구 제안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에 대해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 정치가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지 못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도 실패했다. 저희가 겸허하게 노력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