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경제단체장 회동…2013년 후 2년 만 -경제단체 “中 변화속도 빨라…한중FTA비준안 조속 처리해야” -이종걸 “졸속 처리 안돼…국회가 문제점 잘 보완해야“ -박용만 ”노동개혁 입법“요구에 이종걸”다음에 이야기하라“
[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활성화법 처리를 촉구한지 이틀 만에 경제단체장들이 국회를 찾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노동개혁법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여당이 경제단체와 손잡고 야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야당은 한중FTA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졸속처리는 안된다“며 맞불을 놓았다. 경제단체의 노동개혁 입법 요구에도 ”다음에 이야기하라“며 선을 긋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여야가 30일부터 ‘한중FTA 여야정협의체’를 발족키로 했지만 냉랭한 정국 속에 정상가동 될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한중FTA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포문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열었다. 원 원내대표는 ”얼마나 절박하고 답답했으면 바쁘신 와중에 이런 자리를 만들었겠나“라며 “한중 FTA비준동의안 처리도 시급하다. FTA가 지연되면 하루에 약 40억원의 기대수출액이 사라진다“고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경제단체도 거들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중국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빨리 유리하게 시장을 열고 가느냐에 따라 향후 중국과의 미래가 발전된다”며 ”조급한 마음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도 “경제계는 한중FTA를 통해 활짝 열린 중국 진출 시장을 개발해나가고 있다“며 “여야정협의체가 가동돼 FTA로 피해 입을 국내 산업 보호 대책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신중론을 보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가 한중FTA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중FTA를 졸속으로 추진할 순 없다. 부실로 보이는 FTA를 국회가 잘 보완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중FTA의 순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런 논의는 필요불가 조건“이라며 ”산업계 발전과 농어촌 보호, 국민건강을 지키는 일을 국회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이 우리 상품에 적용한 잠정 관세율도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 실질적 관세 완화 효과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불법어로방지 대책 ▷피해보존 직불금제도 ▷미세먼지방지책 ▷무역이득공유제 등을 논의해 이익균형이 이뤄지는 성공적인 FTA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전은 다른 현안에서도 계속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논의 중간에 노동개혁 관련 이야기를 꺼냈다. 박 회장은 “노사정합의가 불확실성이 크니 조속한 입법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종걸 원내대표는 “쉬운해고라는 새로운 해고 제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논의 자체를 사실은 반대하지만 노사정 논의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오늘은 한중FTA 관련 이야기를 하기로 한 자리니 노동 관련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고 논의를 일축했다.
회동에 배석했던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노동개혁은) 오늘 안건도 아니었다. 공식회의에서 안건도 아닌, 그리고 우리가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실례”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회동은 사실상 성과 없이 약 1시간30분 만에 종료됐다. 이 원내대변인은 “오늘 회동은 FTA민간대책위 회의가 아니지 않나.다른 당사자들도 있다. 경제단체장들의 요구사항은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다”며 “회동 개최 자체에 대해 부정적, 회의적이었는데 내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와 경제단체장의 회동은 2013년 11월 새누리당 최경환,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 체제 때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과의 정책간담회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