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김현일 기자] 미 뉴욕 증시에 기업이 ‘간판’을 거는 날이 되면 뉴욕증권거래소 안팎은 시끌벅적해진다. 첫 상장을 축하하기 위해 장내외에서 각종 세리머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오너가 직접 거래의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리는 ‘타종행사’다. 이날 만큼은 평소 언론 노출을 꺼렸던 회사의 오너도 현장을 찾아 상기된 표정으로 첫 상장을 지켜본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그 기쁨을 시민들과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날 단 하루 기발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그동안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에서 펼쳐진 기업들의 화려한 ‘상장쇼’를 모아봤다.
이윽고 익스프레스의 가을 신상품을 착용한 모델들이 거리 한복판에서 ‘캣워크’를 선보이자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덕분에 익스프레스는 상장사로서 브랜드를 제대로 홍보하며 이벤트를 성대하게 치렀다.
20~30대를 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익스프레스는 현재 마이클 웨이스(Michael Weiss) 전 최고경영자(CEO)가 개인 최대주주로 있다. 그의 자산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해 740만달러(한화 약 84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기업이 상장하는 날이면 거래소 앞은 더욱 화려해진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Ferrari)’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21일 기업공개(IPO)를 한 페라리는 초호화 슈퍼카들을 대거 끌고 와 거래소 주변을 모터쇼 행사장으로 만들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수억원짜리 슈퍼카들이 한데 모인 광경에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사진찍기에 바빴다. 이날 상장으로 창업주의 아들인 피에로 페라리(Piero Ferrari) 부회장은 자산이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뛰어올라 억만장자가 됐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 할리 파스테르나크(Harley Pasternak)와 여배우 조다나 브류스터(Jordana Brewster)까지 등장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핏빗으로선 회사 브랜드와 제품 기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자리였다. 창업자 제임스 박(James Park)도 이날 상장으로 자산이 6억달러(약 6600억원)까지 치솟으며 차기 한국계 슈퍼리치 대열에 합류했다.
2013년 12월 상장한 도메인 업체 ‘고대디(Godaddy)’의 블레이크 어빙(Blake Irving) CEO는 자사 로고 모양의 모자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해 시종일관 폭소를 유발했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호텔체인 중 하나인 ‘힐튼(Hilton)’은 어떤 퍼포먼스를 준비했을까?
▶ 이연걸이 뉴욕거래소에?=깜짝 이벤트 하나 없이도 ‘명장면’을 남긴 기업들이 있다.
지난 해 9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상장을 지켜보기 위해 뉴욕거래소를 찾은 마윈(馬雲) 회장은 현장에서 스타 못지 않은 관심을 몰고 다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진짜 스타’가 등장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중화권 최고의 액션배우 리롄제(李連杰ㆍ이연걸)였다. 두 사람이 거래소에서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국인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2013년 11월, 트위터 상장 당시에도 현장에서 매우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Jack Dorsey)와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 비즈 스톤(Biz Stone), 이 세 남자가 모처럼 한 자리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009년 타임지가 주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파티장에서 찍힌 사진 이후 공식석상에서 세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상장 당일 세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귀한’ 사진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