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수능’ ‘불수능’ 오락가락…역대 난이도는=수능 난이도는 일정하게 출제돼야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한 범주에서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로 시행 23년차를 맞는 수능은 첫 시행 때인 1994학년도 시험 때부터 들쑥 날쑥한 난이도로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1994학년도 수능은 1993년 8월과 11월, 두 차례 치러졌는데 두 번째 시험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 간 성적 격차가 생겨 논란이 됐다.
그러자 교육부는 이듬해인 1995학년도 수능부터 한 차례만 치르는 현재의 방식으로 바꿨다. 해마다 널뛰기식으로 반복된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역사의 시작이었다. 1997학년도 수능은 역대 가장 어려웠던 수능 중 하나로 꼽힌다. 상위 50% 학생의 평균 점수가 400점 만점에 216점에 불과할 정도였다. ‘불수능’이라는 신조어는 이때 처음 등장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 속에 교육당국은 이듬해인 1998학년도 수능을 전년보다 쉽게 출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쉬운 ‘물수능’에 수험생들의 혼란은 ‘불수능’일때 못지 않았다. 중위권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전해에 비해 30점 가까이 오르며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 “실수로 문제 하나만 틀려도 등급 바뀌는 ‘로또 수능’ 문제”=올해 치러지는 2016학년도 수능 역시 역대 최악의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 해 수능 난이도의 바로미터인 6월ㆍ9월 모의평가 결과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지난 9월 모의평가 결과,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영역은 단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았다. 앞서 치러진 6월 모의 평가 역시 주로 인문계 수험생이 치르는 국어 B형과 영어는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이 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이에 대해 대다수 수험생과 학부모는 “너무 어려우면 안 되지만 최근 ‘맹물 수능’은 실수를 피하는 시험이 됐다“며 ”문제 하나만 틀려도 등급이 달라져 수험생의 인생이 달라진자면 오히려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입시 업체 유웨이중앙교육이 지난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 1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3.6%가 ‘쉬운 수능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들쭉날쭉한 난이도를 바로잡는 것이 수능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수학 B형 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2013학년도(수리 가형)와 2014학년도 1%에도 못 미치다(0.76%ㆍ0.58%), 지난해 4.3%로 껑충 뛰었다. 상위 4% 수험생까지만 1등급이니 실수로 문제 하나만 틀리면 2등급이 되는 셈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사교육을 더 받는 사교육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수능 난이도를 적정선까지 올려 변별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남짓 남은 가운데 ‘물수능(쉬운 수능)‘이 될지 ‘불수능(어려운 수능)’이 될지 여부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물수능이 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지난해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이 역대 최악의 ‘물수능’이란 오명을 남겼지만 교육부는 올해 수능 역시 지난해와 같은 기조를 이어 가겠다고 지난 3월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은 너무 낮은 난이도 탓에 단 한 문제만을 틀리고도 주요 과목에서 2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속출했다. 영어영역에서 한 문제를 틀려 2등급을 받게 된 학생은 무려 1만5662명에 달했다. 여기에 2년 연속 정답 오류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며 수능의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 문제까지 제기됐고, 수험생, 학부모와 대학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해마다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출제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난리통을 겪었던 역사를 비춰 볼 때 올해도 교육당국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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