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하나로 변장했던 ‘아내의 유혹’ 이어 또 시청자들 허탈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송 드라마 사상 전에 없던 ‘변신’으로 안방을 발칵 뒤집었던 김순옥 작가가 이번에도 일을 냈다. 점 하나로는 부족했다. 이번엔 가발과 선글래스였다.
김순옥 작가의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인기가 뜨겁다. 이미 MBC가 주말 안방을 완전히 장악한 시간대에 편성한 드라마는 매회 높은 시청률을 기록, 주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어렵지 않다. 극단적인 캐릭터, 상속을 향한 욕망, 복수 등 세 가지만 염두하면 지금까지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스토리를 간파할 수 있다.
이미 복수의 막을 올린 뒤 ‘내 딸 금사월’은 지난 17일 방송분에서 한국드라마사(史)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내놨다.
이날 방송에선 신득예(전인화 분)가 자신의 숨겨진 친딸 금사월(백진희 분)을 건축사로 키워내기 위해 변장을 감행했다. 남편 강만후(손창민 분)를 향한 복수이기도 했다.
손득예가 건축사 ‘마봉녀’로 변장하는 데에는 긴머리 가발과 선글래스, 혹은 화려한 모자면 충분했다. 때로는 휠체어를 탔고, 때로는 오토바이 헬멧도 썼지만 딸도 남편도 엄마와 아내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복수를 위한 변신은 엉성해도 성공적이었다. 금사월은 변장한 엄마의 도움으로 청년 건축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시청자의 조롱은 나온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 ‘아내의 유혹’(SBS)에서의 기시감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장서희는 얼굴에 점 하나를 찍은 채 전혀 다른 사람인 척 하며 남편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데, 드라마 속에 갇힌 출연배우들만 모르는 치밀하지 못한 변신이 설득력을 가질 수는 없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설정은 7년을 뛰어넘어 반복됐다. 시청자의 눈높이는 나날이 일취월장 중인데, 디테일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설정엔 실소가 나올만 하다.
이미 황당한 설정과 전개로 막장극의 전형을 보여주며 분노 유발 드라마의 전철을 밟고 있지만 ‘내 딸 금사월’을 향한 반응은 상당하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선 ‘가발 변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22.5%(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날 방송분보다도 1.4%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당연히 동시간대 최강자(SBS ‘애인있어요’ 7.2%, KBS2 ‘개그콘서트’ 10.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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