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는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원청업체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노동고용부는 이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 일부개정법률안’을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통계상으론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청업체 근로자의 산재 사례를 포함할 경우 실제 재해자는 더 많은 데 따른 것이다.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원청업체 사업장 내에서 하청업체 직원과 함께 안전ㆍ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가 확대된다. 안전ㆍ보건조치를 하지 않은 원청 사업주에 대한 벌금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된다. 또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밝힌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재해자 수는 2012년 9만2256명에서 2013년 9만1824명, 지난해 9만909명, 올해 6월 현재 4만2532명으로 점차 줄어든다. 하지만 산재 통계의 경우 사업장으로부터 원청과 하청업체 근로자를 구분해 받지 않는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현재 하청 근로자를 산재에 포함시켜 통계를 내고 있는 업종은 건설업뿐이다.
결국 하청업체 근로자가 재해를 입을 경우 원청업체의 산업재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우리 사회 전반에 산업재해자 수는 현저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주를 통한 산업재해 발생시 원청업체가 그 책임을 하청업체에게 미루면서 관련 통계에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하청업체 직원의 안전사고에 대해 원청업체의 안전조치 의무나 책임이 적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에서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업무를 하던 정비업체 직원이 열차에 끼어 숨졌을 때도 원청과 하청업체 간 책임 공방이 불거졌다. 해당 직원은 하청업체 소속인데 사건 발생 후 원청업체인 서울메트로는 하청업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열차 정비나 선로 유지 및 보수, 자재 운반 등 공공ㆍ교통 분야의 안전 관련 업무는 주로 외부 위탁을 줘 하청업체가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도 높다”며 “원청업체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를 산재 통계에 넣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하청근로자의 산재를 반영할 경우 실제 정부 통계보다 재해자 수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고용부는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원청업체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로 제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