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스누피 고군분투 제작기
‘스누피’ 만화의 영화화 계획은 몇 년 전부터 업계에서 구체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원작자 찰스 슐츠의 아들이 영화화하고 싶은 스토리가 나오기 전까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난항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찰스 슐츠의 손자 브라이언 슐츠가 동료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에 나섰고, 스토리가 완성되자 스티브 마티노 감독에게 연출 제의가 들어왔다.
스티브 마티노 감독은 “피너츠 팬으로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서도 다들 원작을 좋아하다보니 영화를 망치면 안 된다고 난리였다. 큰 부담이었지만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신세대들에겐 스누피를 새롭게 소개하고, 전세계 팬들에겐 향수를 전하고 싶었다”는 포부를 밝혔다.
찰스 슐츠에 대한 자료가 전시된 박물관에서 여정이 시작됐다. 마티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목표는 원작의 펜 선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었다. 동시에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3D 애니메이션의 생동감을 더하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이를 위해 모든 슈퍼바이저들이 슐츠의 펜 선과 그리기 기법 등을 3주 코스로 배우는가 하면, 슐츠의 일대기를 비롯해 그에 관한 모든 것을 공부했다.
캐릭터는 이미 완성돼있으니 캐릭터 디자인은 수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생전 슐츠가 장장 50년에 걸쳐 손으로 그려왔기 때문에, 스누피 머리의 곡선이라던지 코의 위치, 크기 등이 미묘하게 다 달랐다. 제작진은 스누피의 이목구비를 떼어내 다양하게 조합하며 최상의 캐릭터를 잡았다. 그렇게 12명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1년 가까이 걸렸다. 게다가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이기 때문에, 인물의 모든 각도에서 드로잉이 필요했다. 3년여 고된 여정 끝에, 막바지 후반 작업과 개봉 만을 남겨두고 있다.
“찰리 브라운이 ‘오늘은 연을 날릴 수 있을 거야’, ‘오늘은 이길 수 있어!’라고 다짐하는 것처럼, 저도 ‘오늘은 우리가 원하는 영상을 완성할 수 있을 거야’라고 자기암시를 걸었죠. 도전의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이든, 찰리의 친절함과 인내심, 포기하지 않는 정신 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요?”(스티브 마티노)
이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