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항소심에서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준석(70)씨 등 세월호 선원들의 범죄혐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이에 따라 안산 단원고 학생등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라고 수차례 반복한뒤 자신들은 도망쳐 나온 이들의 행위에 대해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새로운 판례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대법원은 당초 이 사건을 제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에 배당했다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대법관 14명 전원이 법리 판단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겼다고 19일 밝혔다.
이씨 등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들에게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고 먼저 탈출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혐의(살인, 살인미수, 수난구조법위반, 선원법위반, 업무상과실선박매몰 등)로 기소됐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들의 말만 믿고 단원고 학생등 수백명의 대다수 승객이 선실에서 기다리는 바람에, 사망 295명, 실종 9명 등 304명이 희생됐다.
1심은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유기치사상, 업무상과실선박매몰, 해양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최고형인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2심은 그러나 살인죄를 인정하고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고 전후의 정황과 피고인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퇴선명령이 실제로는 없었다고 판단하고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인명 구조 조치를 결정할 수 있는 법률상·사실상 유일한 권한과 지위를 가진 이씨의 구호조치 포기와 승객 방치 및 퇴선행위(부작위)는 살인의 실행 행위(작위)와 같게 평가할 수 있다”며 “퇴선 지시를 했다면 근처 선박들에 구조 요청을 하고 나중에 승객들의 퇴선을 확인했을 텐데 그런 조치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원심(2심) 판결을 유지하면 대형 사건·사고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되는 첫 사례가 된다. 통산 대법원은 판례 변경 등 중대한 사유가 있을때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
지난 1970년 여객선 남영호 침몰사고 때 검찰이 선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과실치사죄만 인정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에도 과실치사죄만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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