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닭이해서 낳은 계란말이”
‘야동(성인 동영상)’의 제목같은 이 문구는 이번 주 축제를 맞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운영된 주점의 홍보 포스터다. 퇴폐업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낯뜨거운 문구가 대학 캠퍼스에 등장한 것. 가을 축제가 한창인 대학가에 홍보를 가장한 음담패설이 도를 넘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걸그룹 멤버의 속옷광고 사진과 ‘섹파’ 등 선정적 표현으로 여성을 성희롱하거나, ‘오원춘 세트’ 등 엽기적 토막 살인마까지 등장시킨 주점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물의를 빚고 있다.
학생들의 ‘축제 홍보 음담패설’은 수위가 없다. ‘넣어줘, 빨아줄게’ ‘그대의 짧고 단단한 쏘세지 야채볶음‘ 등 성적 표현 뿐 아니라 ‘오원춘 세트’처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문구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부 여학생들은 성인물에서나 볼 수 있는 의상을 입고 남학생들에게 주점 호객행위를 하는 일도 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일부 학교는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경기도 안산의 한 대학교에서 ‘오원춘’ 이름을 사용해 주점 안주를 판매하자 이 학교 총학생회가 즉각 사과하고 주점을 즉각 철수한 것.
오원춘은 2012년 20대 여성을 살인한 후 시신을 엽기적으로 토막 살인한 범죄자다. 해당 대학교의 학생처는 “학생지도 및 축제관리 소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발생한 모든 일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또한 총학생회는페이스북을 통해 축제 취소 결정을 통보하기도 했다.
학생 내부에서도 자정운동이 벌이지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 주점에서 ‘제 69볶음’ ‘힘에 부쳐 부친 부추전’과 같이 선정적 문구로 주점 홍보를 하자 학생들이 즉각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해당 주점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메뉴판을 만들고 서로 낄낄거렸을 생각을 하니 말문이 막힌다” “안그래도 요즘 주점 메뉴판, 운영 방향 때문에 말이 많은데 꼭 이래야 했나 의문이다”라며 주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들어 대학 축제에서 선정성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상아탑이 변질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 교육대학교 교수는 “주변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자율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건 상아탑의 특권이지만, 최근 학생들의 행동은 자유를 넘어 방종에 가깝다”며 “이런 행동 때문에 대학생활의 꽃인 축제가 취소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