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1년 8개월 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부터 6일간 2차례에 걸쳐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뤄지면서 남북간 경제협력이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경협은 2010년 3월26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취한 ‘5ㆍ24 대북제재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5ㆍ24조치는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및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 확대 금지, 대북지원사업 보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25일 남북한 고위급 회담의 후속조치로 이산가족 상봉이 우선 예정대로 재개됨에 따라 경협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핵개발 추진에 따른 제재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은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최소한의 경제를 꾸려오긴했지만 극심한 쌀부족 등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으로선 남한과의 경협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북한은 8ㆍ25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경협과 교류를 제한한 5ㆍ24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적극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 남북경협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ㆍ동북아연구실장은 “박근혜정부가 내년 중반으로 가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남북한 협상을 이끌기에는 힘이 떨어진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결국 노동당 창건일과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올해 말부터 내년초가 남북경협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계기로 남북이 보다 발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모을 것을 주문한다. 중대고비를 정치보다는 경제논리로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태도변화에 달린 문제이긴 하나 5ㆍ24조치를 완화 또는 해제함으로써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 전반에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그간 5ㆍ24조치 해제를 꾸준하게 요구했고, 국내 일각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조치의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5ㆍ24조치 해제 전에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먼저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 관광객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2008년 7월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박왕자씨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 금강산관광 재개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998년 11월에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됐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면 금강산 관광재개와 나진ㆍ하산 물류 프로젝트 등으로 나갈 수 있다”며 “그러나 가장 큰 전제조건은 5ㆍ24조치”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5ㆍ24조치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은 북한의 신뢰”라며 “만약 북한이 신뢰를 보여준다면 새로운 남북경협활성화조치 발표를 통해 524조치 해제가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 이후 경원선 복원 사업 등 남북 간 철도ㆍ도로 연결 추진,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으로 범위가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고 인도적 성격이 강한 농림ㆍ수산 분야 협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남북 간 농업 경협사업은 전혀 없고 농수산물 교류도 거의 끊긴 상황이지만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농업분야 남북 협력사업을 총괄할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지난해 초부터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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