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절박함에 '고3 보약' 찾는 부모들 “일종의 미신”...상술 악용 피해 우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ㆍ11월12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고3 보약’을 찾아 나서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안감과 절박함을 이용한 상술 속에 효과는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용하다는 주술가나 점쟁이를 찾아 제를 지내거나, 부적을 사서 착용하기도 한다.

사진=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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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아들을 둔 학부모 조모(46ㆍ여)씨는 최근 약국에서 영양제를 구입하는 데 수십만원의 거금을 들였다. 조씨는 “반 엄마들 모임에 가면 주로 아이들 보약 뭐 먹이는지 얘기”라며 “약국이나 한의원 등에서 기억력이나 집중력에 좋다는 약을 해먹이는 엄마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의원에서 지어 먹던 ‘총명탕’이나 홍삼 등은 가장 익숙한 수험생 보약이지만 최근에는 제약사에서까지 ‘수험생 집중력ㆍ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며 각종 성분을 혼합한 영양제를 내놓고 있다.

글루콤, 로이코비, 조아바이톤, 임팩타민, 공진단, 각종 카페인 음료 등 시판되는 영양제의 종류도 다양하다.

불안감을 없애주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각종 ‘수능환(丸)’부터 몸에서 피로 물질을 빼준다는 태반 음료수도 등장했다.

강건욱 서울대 약대 교수는 “실제로 기억력을 증진시킬 수 있게 중추신경을 키우는 약은 모두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투약할 수 있다”며 “약국에서 파는 약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강남 일대 성형외과에서는 소위 ‘수능 주사‘도 횡행한다. 다양한 종류의 영양제를 섞은 이 주사는 ‘총명 주사’, ‘집중력 주사’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병원들은 “주사를 맞으면 학습 능력이 향상되고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광고하고 있다.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몇년 전부터 물범중탕 액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알려져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소문이 난 물범탕은 한 달 치 60포에 50만원 정도다.

그러나 잔인한 물범 포획 방식 뿐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효능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물범은 중금속 농축 우려가 있는 상위 포식자에 속해 과량 섭취시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흔히 말하는 ‘고3 보약’은 무엇인가에 의존해 불안감을 낮추고 심리적 위안을 받는 일종의 미신과도 같은 것”이라며 “단순 비타민이나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식품에까지 ‘고3’, ‘수험생’, ‘집중력’ 이란 단어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부모들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