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콧대높은 글로벌 금융강자들이 전통적인 은행업을 탈피, 핀테크를 핵심 역량으로 키우고 있다. 금융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앞으로 핀테크 기업이 금융업을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글로벌 금융회사의 핀테크 도입과 골드만삭스의 사례’ 보고서에서 “디지털 채널,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저비용, 편리성으로 무장한 핀테크 기업이 지속적으로 기존 은행의 영역을 파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핀테크가 금융업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기업 투자규모는 약 120억 달러로, 2013년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핀테크 온라인 대출업체가 5~10년 안에 110억 달러 규모로 연간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은행들의 대출 수익의 7%에 해당한다.
핀테크 업체의 이 같은 파죽지세에 웰스파고,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등 글로벌 정통강자들도 관련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신생기업)을 선정해 투자뿐 아니라 업무공간 제공, 멘토링 등도 함께 제공한다.아울러 추후 사업성이 우수한 기술은 자체 서비스에 적용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부자들의 자산관리와 대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는 정보기술(IT) 환경이 급변한 2013년 이후 빅데이터 관련 핀테크 기업에 77건을 투자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소매금융 사업에도 진출했다. IT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그룹 내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 등의 인력은 약 9000명으로 전체 정규직 3만3000명의 27%에 달한다. 이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IT기업들의 기술인력보다 많은 숫자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으로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강서진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핀테크 시대에 금융기관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기존 서비스에 적용하는 차원을 넘어 골드만삭스와 같이 기술에 대한 사고, 관점, 문화를 획기적으로 전환해 기업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