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추석명절을 맞아 국회는 잠시 휴지기를 맞았지만 ‘표밭갈이’에 바쁜 국회의원들에게 ‘편안한 연휴’란 없습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로 지역 일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의원들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밑바닥 민심을 다질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게임의 룰’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여야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누가 어떻게 해야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깜깜이’ 형국입니다.
또 무려 16년 만에 이뤄지는 선거구 재획정은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했고 윤곽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인구수 하한 미달로 지역구 통폐합 위기에 놓인 일부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여느 때보다 더 지역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은 경선 과정부터 유례 없는 혈전이 펼쳐지리란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야가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ㆍ실시하진 않더라도 상향식 공천이란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지역 민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오픈라이머리가 도입될 경우 정치신인들보다 현역의원들이 유리하다곤 하지만 여권의 경우 ‘올드보이’들의 대규모 귀환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4선의 이윤성, 3선의 장광근ㆍ박진ㆍ임태희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서울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영남권에서는 박창달, 권철현, 이인기, 권오을 등 전직 3선이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전직 의원들은 정치 경력이 짧고 인지도가 낮은 현역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때문에 현역 의원들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첫 관문처럼 여겨집니다.
일찌감치 지역구에 내려가 일정을 관리 중인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추석연휴는 경로당을 돌고 각종 지역 행사를 챙기느라 사실상 연휴를 반납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아직 공천 룰도 대결 상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정해진 게 없으니 믿을 건 지역 민심밖에 없다”면서 “공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결국 지역에서 얼마나 탄탄한 기반을 쌓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 압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하위 평가 20% 현역의원 공천 배제’를 명문화했고 새누리당에서도 여권의 심장부인 ‘TK(대구ㆍ경북) 물갈이론’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현역 의원들이 마음 놓고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기도 합니다.
특히 대구는 청와대 참모들의 출마가 가시화하면서 술렁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청와대 참모들이 현역의원들을 밀어내고 호위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지 관심입니다.
전광삼 전 춘추관장이 북구갑 출마를 준비하는 가운데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지난 7일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수행했던 ‘4인방’ 출마 여부에 이목이 쏠립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이 각각 대구서ㆍ중ㆍ남, 달서갑, 달성에서 현역인 김상훈, 김희국, 홍지만, 이종진 의원과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며 ‘국회법 개정안 파동’의 중심에 섰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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