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부의 2015 교육과정 개정의 핵심인 문이과 통합 교육의 첫 주자이자 새 교육과정 하 첫 수능을 치르게 될 학년은 바로 현재 중1 학생들이다. 중1 학생과 학부모들은 ‘또’ 바뀐 교육과정을 고스란히 검증해내는 실험 대상일 수 밖에 없어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 중1학생들이 고1이 되는 2018년부터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고교 공통과정이 돼 문과생도 과학을 이과생도 사회를 배우게 된다.
이들이 다시 고3이 된 2020년(2021학년도)에 치르는 수능은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첫 수능으로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과목 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행 수능은 제2외국어를 제외하면 국어, 영어, 수학, 탐구 등 ‘4과목’ 체제다. 탐구 과목의 경우 문과생은 사회, 이과생은 과학, 특성화고 학생은 직업탐구를 각각 선택해서 보고 있다.
그러나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추가돼 ‘5과목’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더해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현행 문이과 공통 ‘사회’와 ‘과학’을 모두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아 ‘6과목’ 체제를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개정 교육과정 하에서 국영수 수업시간 축소 등으로 학습 부담을 줄인다고 하지만 수능 과목이 늘어나면 ‘실질적인’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통합 사회와 통합 과학이 수능 필수 과목이 되면 사교육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당장 현재 중1 아이들이 이같은 변화를 실감하기 시작하면 ‘실험대상으로 전락한 운 없는 학년’이라고 자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부터 발표한 뒤 이제부터 연구를 시작해 현 중1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하기 직전 해인 2017년에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현장 일각에서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을 두고 “폭넓은 논의와 준비가 수반되지 않았고 입시안 발표와 연계되지 않은 ‘반쪽’ 고시”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전국 14개 시·도 교육감은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2011년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마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정부가 충분한 논의도 없이 교육과정 개정을 조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통합과학과 통합사회 과목의 경우 누가 어떻게 가르칠지 준비가 부족하단 비판도 나온다.
당장 교과서 집필을 시작하더라도 집필과 검정, 교원 연수까지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유다.
기존처럼 형식적인 연수에 그치면 문이과 통합 교육의 실효성마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학습 부담과 사교육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진짜 통합 교과를 가르칠 건지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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