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렇게 막히는데 무슨 고속도로야? 저속(低速)도로지.”
명절 고속도로를 이용해 본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일부 시민들은 “고속도로가 ‘빠른’ 이동을 보장하는 길이란 명목으로 통행료를 받는데 명절땐 제 기능을 못하니 통행료 할인이나 면제를 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이나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14일 임시공휴일을 맞아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이벤트’를 사상 처음 실행한 바 있어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만 보면 정체가 극심할때 통행료를 오히려 더 올려야 이용객과 정체가 줄어들테지만 ‘공공재’라는 고속도로 특성상 고려할만한 이야기다.
21일 한국도로공사 측에 따르면 명절이 되면 시민들로부터 이같은 통행료 관련 민원이 적잖이 들어온다.
대부분 “길이 막혀 명절때마다 국도 못지 않은 정체로 ‘저속도로’가 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행료를 다 내기 아깝다”는 지적이다.
도로공사 측은 이같은 민원에 주로 “죄송하다”고 답하지만 “고속도로 통행료는 이미 원가의 82% 수준인데다 명절때는 추가 대책 등으로 관리 비용도 더 증가한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막히는 구간에서 감면이나 면제를 해주면 막히지 않는 다른 구간 이용자에게 통행료를 전가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논리로 난색을 표했다.
한편 지난 8월 14일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가 이뤄진 당시 하루 518만대가 고속도로 이용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추석의 525만대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통행량을 기록했다.
전국의 모든 등록차량 4대 중 1대꼴로 고속도로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극심한 교통정체는 없었고 소통은 대부분 원활했다. 요금소 부근에서 막히는 병목 현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효과가 입증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명절에도 실시해서 경기 침체로 꺾인 국민 사기와 내수를 한꺼번에 살리는 정무적 판단을 정부가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나 대만 등은 큰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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