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짜리 와인 세금이 2200원, 감당 못해”…영동군의회 세율 인하 건의
[헤럴드경제(영동)=이권형 기자] 충북 영동은 국내 유일의 포도ㆍ와인산업특구다. 전국의 12%에 해당하는 2225㏊의 포도밭이 있어 해마다 3만3000t의 포도가 생산되고, 이 가운데 200t 가량이 와인으로 발효된다. 토종 와인 ‘샤토마니’를 생산하는 전문 업체 와인코리아를 비롯한 와이너리 43곳이 100여 종의 와인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이 지역 와인 산업 앞날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출고가격의 15%에 이르는 높은 세율 탓에 폐업하는 와이너리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영동군에 따르면 현행 주세법이 약주나 과실주에 매겨놓은 세율은 30%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전통주로 지정받아 50%를 감면받더라도 15%의 주세와 더불어 부가세(10%), 교육세(10%)를 별도로 물어야 한다.
맥주나 증류주 세율(72%)에는 못미치지만, 비슷한 규모에서 생산되는 탁주(5%)보다는 월등히 높은 세율이다. 1만원짜리 와인 1병을 만들어 팔 경우 22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꼴이다.
벌써 올해 이 지역에서 와이너리 3곳이 문을 닫았다. 대표자를 바꾼 2곳을 포함하면 2008년 이후 군청 지원을 받고 나서 문을 닫은 와이너리만 13곳에 달한다. 이들의 실패 원인은 대부분 경영 능력 부족이나 판로 부재에도 있지만 과다한 세부담이 더 크다고 와이너리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창업한 지 5년 된 와이너리를 폐업한 김모(54ㆍ영동군 영동읍) 씨는 “한해 2t의 포도로 750병의 와인을 만들었지만 와인축제에 출품해 100병 남짓 팔고 나서 20만원 넘는 세금을 무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며 “연 생산량 1000병 안팎의 농가형 와이너리는 과다한 세금을 물고 까다로운 주류 제조 관련 서류를 처리하면서 버티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보통 농가형 와인 출고가격이 1병에 1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원료비 4500원에다가 세금, 인건비, 시설물 감가상각 등을 합쳐 타산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며 ”민속주에 한해서라도 세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동군의회는 이날 농가형 와이너리의 주세 완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회와 국세청 등에 보냈다. 군의회는 건의문에서 ”수입 산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국산 와인이 높은 세금 때문에 가격 경쟁력마저 잃고 있다“며 ”농가형 와이너리의 경우는 기업형과 구분해 규모별로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가형 와이너리를 위한 특례법이나 특례조항을 제정해 주세를 탁주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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