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정부가 해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상규모를 추계하면서 매년 늘어나는 건강보험 가입자 수와 가입자의 소득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방법으로 실제 지원금액을 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동익(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2012∼2015년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 산정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6%에 상당하는 금액은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지금까지 건강보험 재정 국가지원 규정을 제대로 지킨 적이 거의 없다. 기재부는 건보료 예상 수입액을 낮게 책정해 국고지원금을 하향조정하는 방식을 썼다. 예컨데, 건보료 예상수입액을 산정할 때 핵심 변수인 ‘가입자 증가율’과 ‘보수월액 증가율’을 전혀 반영하지 않거나 일부만, 그것도 낮게 반영해 건강보험에 대한국고 지원금액을 축소했다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가입자 수는 2012년 2.47%, 2013년 2.24%, 2014년 2.58% 증가하고, 보수월액도 2012년 4.55%, 2013년 2.38%, 2014년 2.77% 등으로 늘었지만, 건보료 예상수입액을 추계할 때 이런 변동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최 의원은 “정부가 고의로 변수를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법정지원액 기준(보험료 예상수입의 20%)에 못 미치는 16∼17% 정도만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2012년 6836억원, 2013년 6048억원, 2014년 4779억원 등 3년간 총 1조7663억원에 달하는 국고 지원금액을 줄였다. 정부가 법정기준에 맞춰 지원금을 내지 않는 관행을 고치려는 논의가 있었지만,경제부처의 반대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도 건보료 예상 수입액 산출 때 가입자 증가율과 보수월액 증가율을 반영하지 않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기재부는 내년도 건강보험 지원예산액을 애초 복지부 계획보다 7303억원이나 삭감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일부를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하도록 한 법률 규정은 2016년 12월 31일 만료된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지원 규정은 의약분업 시행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약분업에 반발해 집단 휴진에 들어간 의사들을 달래려고 의료수가(의료서비스 제공 대가)를 올려주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나자 재정건전화법안이 한시법으로 제정되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건강보험법에 2016년까지 재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으로 명문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