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제‘ 시행 2년…서울만 1천여건 등 수요 급증

[헤럴드경제] 고령화 시대, 늙고 병든 자신을 대신해 권리와 재산을 지켜주는 ‘전문 후견인’이 각광받고 있다.

고령 자산가의 경우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 믿을만한 사람을 법적 후견인으로 미리 정해 놓으면 자식들간 재산 분쟁 등 패가망신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롯데가(家) ‘형제의 난’을 계기로 부유층 사이에서 법적 후견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서울가정법원]
[사진=서울가정법원]

실제로 법원이 2013년 7월 ’성년후견제도‘를 시행한 이래 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쏟아지고 있다.

8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년간 접수된 건수는 1046건에 달한다.

성년후견제도란 ’질병, 장애, 노령, 그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게 법적인 후견인을 정해 본인 대신 재산을 관리하고 치료, 요양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게 하는 제도다.

법조계에서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임의후견 제도를 활용해 대응책을 미리 마련했다면 사리분별이 또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본인과 친족 등으로 제한되지만, 후견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뿐 아니라 친구, 이웃, 전문가(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사회복지사), 일반시민 등 누구나 가능하다.

후견인에게는 일정한 보수도 지급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후견인 업무는 법조계에서도 ’블루칩‘으로 떠오른다.

최근 개인 변호사들뿐 아니라 일부 법무법인은 고령의 자산가들을 상대로 미리 후견을 맡겨달라며 영업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도 악용 우려도 제기된다.

후견인으로 법적 대리인 권한을 얻으면 피후견인이 소유한 부동산의 관리ㆍ처분과, 예금·보험 관리, 정기적 수입 및 지출에 관한 관리 등 재산관리와 치료, 입원,수술 등 의료행위, 복지급여 신청ㆍ수령 및 관리 등 신상보호 활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피후견인을 대신해 모든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제대로 감독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어진 권한으로 횡포를 부리거나 피후견인을 학대하는 등 악용할 우려도 적지 않다. 이를 관리ㆍ감독하는 법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이 후견인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후견인들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횡령한다든지 하는 나쁜 짓을 하지 않을 텐데, 법원이 감독을 제대로 못하면 후견제도가 악용될 위험이 있어 걱정이다”라며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그에 맞는 인력을 배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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