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가 말하는 주식투자의 정도(正道)
[헤럴드 분당판교]‘헤럴드 분당판교’는 주식시장에서 번번이 투자에 실패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주식투자의 정도는 무엇인지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그 두번째 대담 내용이다.
▷주식투자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가.주식투자는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다. 우리는 주식투자를 수익이나 생계의 수단이 아닌 자산관리의 한 방법으로 간주한다. 돈은 땀과 노동의 대가로 얻는 것이다. 그 소중한 돈을 아껴 쓴 후에 남은 자산을 ‘보관’하고자 할 때 보관방법 중 한 가지가 주식투자다. 투자라는 프레임을 ‘돈벌이 수단’에서 ‘돈을 보관하는 수단’으로 바꿔야 비로소 올바른 주식투자의 길이 보인다.▷주식투자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면 차라리 안전하게 저금하는 게 좋지 않나.그렇지 않다. ‘저금한다’는 행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흔히 은행 등 금융기관에 저금을 하면 아무런 투자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올바른 개념이 아니다. 예금, 적금 등의 저금도 (일반적으로) 원화라는 통화를 보관하는 행위이다. 저금 역시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결과가 나온다. 예를 들어 적금이자보다 물가가 더 상승했다면 원화의 가치가 떨어져 투자에 실패한 경우다. 반대로 물가가 하락했다면 적금만으로도 좋은 투자결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형태라도 자산이 남아있다면 투자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안전하다’는 의미 또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주식투자는 위험하다. 그러나 저금 또한 장기투자를 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분명한 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보관수단도 현재 보유한 자산을 100% 안전하게 미래까지 전달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상황에 따라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그럼 최선의 투자 선택을 할 때 자문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자산을 모두 사과(원화)로 보관하고 있는 고객을 가정하자. 고객이 먹지도 않을 사과를 보관만 하고 있다면 “사과는 보관의 수단으로 좋지 않으니 쌀로 바꿔 보관하시라”고 자문을 한다.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물론 일부 고객은 ‘사과 값이 떨어지나?’, ‘쌀값이 폭등하나?’ 등의 질문을 한다. 우리는 사과 값이 떨어질지 쌀값이 오를지 알지 못한다. 사과를 팔아 쌀을 사 돈을 벌자는 의미도 아니다. 사과보다는 쌀이 더 나은 보관수단이라고 자문할 뿐이다. 물론 고객에 따라 쌀보다 돈이, 혹은 금이 더 좋은 보관수단일 수도 있다. 자문사는 주식으로 자산을 보관하는 일에 전문성을 갖고 있을 따름이다.▷개인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주식으로 보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지.모든 일이 그렇듯 투자에도 지름길은 없다. 생산 측면에서 사람은 태어난 지 20년 이상 배우고 공부해야 돈벌이를 할 수 있다. 소비 측면에서도 사람은 어릴 때부터 백 원, 천 원을 받아가면서 오랜 시간동안 합리적인 소비 활동을 습득하게 된다. 보관 활동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적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실패도 해보고 고민도 하면서 배워야 한다. 기나긴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자신만의 보관방법을 알게 되고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김 대표는 주식투자를 돈벌이가 아닌 돈을 보관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럼 결과적으로 주식투자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인가.그렇지 않다. 다만 주식투자를 할 때 돈을 쫓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바른 판단으로 가치 투자를 해야 한다. 돈이 아니라 가치로 버는 것, 그것이 바로 궁극적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대담/정리=황정섭 편집장
jshw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