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많이 힘들었구나” “오래 기다렸지?” “밥은 먹었어?”

자살 방지를 위해 설치된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가 3년 만에 철거된다. 네티즌들은 자살 예방 문구보다 사회적인 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12년 운영한 이후 ‘자살 증가’ 논란을 일으킨 생명의 다리를 철거하고,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해 연말까지 새로운 투신방지 시설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생명의 다리는 시와 삼성생명의 협력사업으로 지난 2012년 설치됐다. 투신자 수를 줄이기 위해 1.9㎞ 양 구간 난간에 위로 문구들과 인식 센서를 장착해 불이 들어오게 했다. 당시 획기적인 디자인은 칸 국제광고제와 레드닷 디자인상 등 세계 광고제에서 39개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생명의 다리가 유명해지자 되레 자살시도자 수가 늘었다. 소방재난본부가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2011년 한해 11명에서 지난해 184명으로 16배 급증했다. 생명의 다리는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얻으며 그 의미가 퇴색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생명의 다리 철거 소식에 더 발 도장을 찍고 있다. 블로그나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생명의 다리가 철거되지 전에 방문했다”는 이른바 인증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생명의 다리에 적힌 문구들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한 블로거는 방문 사진을 올리면서 “감성팔이 문구들이 더 자괴감을 들게 하는 건 아닌지”라면서 “자살자 수를 늘리는 사회적 정책이나 분위기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용자들도 “단순한 문구로 자살자의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것이 단편적인 접근‘이라고 풀이하며 ”우울해지는 문구들은 지우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