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도 포기 않겠다.' 밴드 B.Cruz의 '롯데 자이언츠 헌정가' 가사다. 여기서 '그대'는 롯데 선수들, '우리'는 팬들을 의미한다. 13일, 롯데 선수들과 팬들은 이 가사를 증명했다.롯데와 한화 이글스의 팀간 최종전(16차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롯데 타선은 8회까지 한화 선발 에스밀 로저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비록 2회 선두 타자 짐 아두치의 3루타와 최준석의 내야 땅볼로 첫 득점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3회부터 8회까지 4안타 2볼넷으로 번번이 주자가 살아나갔지만 홈을 밟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 사이 나온 병살타만 두 개였다. 반면 한화는 8회 터진 정근우의 석 점 포를 포함, 12안타 3볼넷 7득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집중력의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1-7로 뒤진 9회, 로저스에게 꽁꽁 묶였던 롯데 타선이 뒤늦은 기지개를 켰다. 선두타자 아두치의 2루타와 최준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뽑아낸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어 김대우의 땅볼로 흐름이 끊기는 듯 했던 롯데는 황재균의 2루타로 다시 한 점을 더 보탰다. 스코어는 7-3 한화 리드였다. 박종윤의 안타로 1사 1·3루까지 몰리자 한화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송창식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로저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물론 한화 니시모토 투수코치가 9회에 두 번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아무리 로저스가 심통을 부려도 강판은 당연했다.1사 1·3루에서 로저스를 대신한 건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첫 타자 오승택을 상대로 땅볼을 잡아내며 1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그러자 한화는 또 한 번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권혁이었다. 사직구장은 조금씩 끓어오르기 시작했다.권혁은 첫 타자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타석에는 김문호가 들어섰다. 전날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전날의 히어로를 자처했던 그에게 사직구장을 채운 2만 3,000여 명의 관중들 모두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김문호는 2S로 카운트가 몰린 와중에도 끈질긴 승부로 권혁을 괴롭혔다. 공 하나하나마다 사직구장은 요동쳤다. 권혁이 견제구를 던지면 '두렵나?'는 뜻의 부산 사투리 '쪼리나!'를 연발했으며, 김문호가 볼을 골라낼 때마다 마치 끝내기 안타를 때린 듯한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결과는 삼진. 하지만 롯데 팬들은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전날 롯데는 선수단과 프런트, 아르바이트 직원들까지 모두 합심해 경기장을 정비했다. 우천순연을 막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승부가 기울었다고 생각한 9회,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았고 팬들은 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야유나 욕설을 대신한 격려였기에 가치가 컸다. 구원투수 이명우 역시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는 '저희 팀'이 아닌 '우리 팀'이라고 말하고 싶다. 팬들도 엄연히 우리 구성원이기 때문이다"라며 격려에 답했다. 그렇게 팬들은 롯데의 5강 도전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사직)=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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