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남북 고위급 접촉이 또 정회됐다.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마라톤 회의가 진행되긴 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고위급 접촉이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건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이라는 얘기다. 일촉즉발의 급박한 상황에서 양측 대표가 긴급히 만남을 가지긴 했지만 여전히 상황 타개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다.
23일 오후 3시부터 재개될 2차 접촉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긴 하지만 상황 개선보다는 악화를 막는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 모두 국가 안보 면에서 최고 실세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회는 남북회담의 단골 메뉴다. ‘정회‘라는 레퍼토리는 남북 회담 역사 그 자체다. 그만큼 짜증나는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23일 현재 온라인상에는 ‘정회’라는 키워드가 주요 검색 단어다. 그만큼 국민들도 정회에 대해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담겨 있음을 뜻한다는 평가다.
역대 남북회담에서 한 번에 결론이 내려진 경우는 거의 없다.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최종 발표문 문구를 놓고 양쪽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는 결렬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양 측이 입장을 정리해 향후 분위기를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정회 이후 청와대는 새벽에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뢰도발(4일), 우리측의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북한의 포격도발(20일)과 최후통첩 등으로 이어진 갈등 국면이 이번 고위급 접촉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측은 북한에 지뢰도발과 포격도발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뢰도발 등을 부인해온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북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양측이 새로운 합의를 내놓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강산 관광 재개, 5.24 조치 해제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함으로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