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후 27년간 선박기계 외길 매년 매출 10% R&D분야에 투자 CEO 꿈꾸는 후배들 中企 도전하라
“지씨테크(주) 부품을 사용한 선박이 출항할 땐 기능올림픽 선수출신 CEO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선박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박기계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선박의 메카인 울산에서 선박기계 전문회사 지씨테크(주)를 운영하는 김종련(57·사진) 대표는 기능올림픽 선수에서 선박기계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전문경영인이다. 선박부품 전문가인 김 대표는 수십년간 현장근무를 통해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박용 부품의 국산화와 고급화, 선박산업 발전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씨테크(주)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선박이 무려 1200대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7월 기능한국인’에 선정,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김 대표의 학창시절 꿈은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다. 까까머리 중학생시절 기능올림픽 시상식에서 목에 메달을 건 입상자의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듬해 인천에서 유명한 한독실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사실 김대표는 집안 형편이 어렵지 않은 데다 학업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인 탓에 가족과 담임선생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고 한다.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자신의의지대로 고교에 진학한 그는 2학년이던 1974년 서울 기능올림픽에 출전해 배관부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대표는 고교졸업후 대학 대신 현대중공업을 선택했다. 이후 27년동안 선박기계 기술자라는 외길을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2002년이다. 전국에 ‘대~한민국’ 구호가 들끓던 2002년 그는 울산에서 선박기계를 생산하는 지씨테크(주)를 창업하고 CEO로 변신했다. 선박 기계의 국산화에 승부수를 걸기 위해서다. 그는 공장 한켠에서 밤낮없이 선박 기계 국산화 연구에 매달렸고,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선박 엔진 진동감쇄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선박엔진의 진동감쇄 장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선박회사를 지씨테크(주)의 거래선으로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됐다”며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요즘도 회사 경영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기술 자문역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새 없다. ‘기술없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게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에서 CEO로 변신한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선박기계와 관련된 특허가 7개에 달한다”며 “매년 매출의 10%를 연구ㆍ개발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씨테크(주)는 임직원 26명, 연매출 129억원을 올리는 선박기계분야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중국, 일본, 브라질 지역에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15%가 수출이다. 내년 목표는 40%다.
상복도 많다. 2004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유망중소기업’, 2007년 산업자원부의 ‘부품ㆍ소재전문기업’, 2008년엔 울산시의 ‘글로벌스타벤처기업’ 등을 연달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청년실업과 관련, “중소기업엔 청년일자리가 많은 데도 대기업 쏠림현상 때문에 청년실업난이 크다”며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최고의 기술자, 미래의 CEO를 꿈꾸는 후배들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남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