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국내산 맥주 시장이 정체되어 있는 것과 달리 수입맥주 시장은 매년 가파른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6.6배나 늘어났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그 비결로 ‘맛’이 아닌 ‘향(香)’을 꼽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맥주 수입액은 연간 9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10년 전인 2003년 1400만달러에 비해 6.6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맥주 연간 출고량이 190만~200만kl 정도에서 제자리걸음 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처럼 수입맥주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후각은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예민하고 인상이 오랫동안 남는 감각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아로마 맥주의 강렬한 매력에 빠지게 되고, 이는 꾸준한 선택으로 이어져 마니아 층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저변을 넓혀간 브랜드들의 인기 비결이 다름 아닌 특별한 ‘아로마’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중국 세계 시장 수풀 품목 1위에 빛나는 ‘칭따오(Tsingtao)’는 자스민 향을 맥주에 녹였다. 자스민 향은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중국 음식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홉과 맥아의 적당히 고소하고 쌉쌀한 맛은 음식 천국 ‘중국’의 맥주답게 음식과 함께 먹을 때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칭따오 맥주의 이러한 매력은 반주, 야식 문화가 발달한 국내 음주 문화와도 잘 어울려 2000년 국내 론칭 이래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칭따오 맥주 관계자는 “칭따오 맥주는 쌉쌀한 홉과 산뜻한 자스민 향기를 먼저 코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구가 넓은 잔에 따라 향긋한 자스민 향을 먼저 느낀 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이야말로 칭따오 맥주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호가든(Hoegaarden)’역시 국내 맥주 시장의 대표적인 아로마 맥주다.
말린 오렌지 껍질과 코리앤더를 넣어 상큼하면서 향긋한 풍미를 살렸으며, 밀 맥주 특유의 은은한 향이 매력적이다. 마실 때 입안 가득 퍼지는 시트러스 향은 텁텁한 맥주를 싫어하던 여성들의 입맛을 자극하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호가든 라인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호가든 고유의 밀맥주 맛에 라즈베리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호가든 로제’, 에일맥주 ‘호가든 그랑 크루’, 산미를 끌어올린 ‘호가든 포비든 프룻’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되는 수십, 수백 개의 수입 맥주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들의코 끝을 공략한 아로마 맥주들은 출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입지를 탄탄하게 굳히고 있다“며, ”국내 주류 업계에서 소주가 ‘맛’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 수입 맥주 업계는 ‘향(아로마)’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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