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김주현기자 ] 누가 누가 많이 다치나 내기를 하는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이하 아육대)'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취지는 좋은데 프로그램이 따라가지를 못한다.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대거 참여하는 훈훈한 친목의 장 안에서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아이돌그룹의 활동 장소는 '무대'인데, 그 '무대'에 서기 위해 운동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조금 안타깝다. 물론 아육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아육대는 팬들과 함께 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아육대에 걸릴 팬덤의 대표 현수막은 무엇인지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화합이 생겨난다. (사실 화합은 갈등으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리고 입장하는 팬덤의 크기에 따라 아이돌그룹의 일명 '급'이 드러나기도 한다. 방송에 동원된 팬들은 가까이에서 가수의 경기를 보며 즐기고, 목청이 터져라 응원을 한다. 응원하는 소리에 가수가 힘이 난다면 기꺼이 목청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는 팬들이다. 문제는 아이돌그룹이 '다쳐서 온다는 것'이다. 아이돌그룹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무대에 서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가수들이 다쳐 무대에서 제 역량을 펴지 못했다. 인피니트 우현, f(x) 루나, 빅스 레오 등이 아육대에서 부상을 입어 무대에서 볼 수 없었거나 안무를 다하지 못했다. 마마무 문별 역시 달리기를 하다 멍이 생겼다는 소식이 들렸다. 격한 안무를 펼쳐야 하는 아이돌그룹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물론 방송 측에서도 안전에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몸을 쓰기 시작한 이상, 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아이돌그룹의 안전도 걱정이 되지만, 그 가수의 팬들 역시 우려스럽다. 아이돌그룹의 팬들은 미성년자인 경우가 많다. 부모님의 걱정을 피해 자신의 열정을 쏟으러 가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장시간에 걸친 녹화, 식사 해결의 어려움, 촬영이 끝난 뒤 귀갓길에서의 안전 문제 등이 그것이다. 최근 팬사랑이 넘쳐나는 가수들이 늘면서 소위 '역조공'이 생겼지만 그마저도 자라나는 성장기 아이들의 식사를 대신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가 정말 필요할까. 아이돌이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에서 아이돌과 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필자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아이돌그룹이 꼭 필요한 방송이라면 차라리 '매력 발산'의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친한 아이돌그룹끼리 노래를 바꿔 부르고, '제 2의 산들', '제 2의 솔지'를 발굴하는 것은 어떤가. 혹은 팬카페에 팬들의 염원을 담은 신청곡을 받아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앨범 수록곡 무대를 꾸민다던가 하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지금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의 녹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무쪼록 부상 소식이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돌도, 팬들도, 스태프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사진> MBC 제공 kjkj803@h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