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장필수 기자]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해 여야가 6일 열기로 한 전문가 기술간담회가 사실상 무산되며 ‘해킹 정국’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는 기술간담회 개최 여부를 두고 추후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나 국정원 자료 제공에 대한 시각 차가 커 이견을 좁히긴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 여야가 추천한 민간인 기술자 각각 2명씩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새정치연합이 5일까지 민간인 기술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여야 추천 전문가들의 신원조회를 하기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간담회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이 볼 때 국가 정보기관의 중요한 정보보고를 하는데 신원조회를 한두 시간만에 뚝딱하고 하면 불안감이 생긴다”며 “(간담회가) 오늘 아니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니까 오늘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간담회를) 여당 단독으로 하면 국민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국정원이) 신뢰 받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정원 해킹 의혹을 밝히는) 방법에 대해서 야당과 계속 협상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야당은 국정원에 요청해 받았던 자료들이 의혹을 검증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간담회에 참석할 지 여부는 아직 미정 상태다. 국회 정보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식으로 불참하겠다는 통보 없다”며 “(6일) 오전에 논의해서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신원조회라는 것이 뒷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전산 처리하는 것이어서 물리적인 시간 필요하지 않고 이분들이 위원회 활동하신 분들”이라며 “누누이 말하지만 자료를 안 줘서 못하는 것이지 명단을 안 줘서 못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이 성의 있게 자료를 제출하면 기술간담회는 언제든 열 수 있다는 입장이면서도 검찰 수사와 국정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오늘이 (간담회가) 안 되더라도 정확한 자료 제출에 대해 계속적인 논의를 할 것이고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고 감사원을 통한 방식도 있고, 검찰 통해 고발해 놓아서 검찰 수사 지켜보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가 국정원 자료 제공 내용과 범위에 대해 합의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간담회 전제조건으로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삭제한 시스템이 파일인지 몽고DB(비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일종)인지 여부 ▷삭제한 것이 PC인지 서버인지 여부 ▷삭제한 데이터 용량 목록 로그기록 ▷복원한 데이터의 용량 목록 로그기록 ▷삭제 하지 않은 데이터 용량ㆍ목록 등 6가지 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국정원은 국가안보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삭제하지 않은 데이터 용량ㆍ목록을 제외한 나머지 자료 제출은 거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서만 이들 자료에 대해 해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