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ㆍ한희라 기자]정부가 21일 우리은행 민영화 카드로 ‘과점주주 매각 방식 병행’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자율성 확대’ 등을 꺼내 들었지만 성공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고 있다.

매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점주주 매각 등 예금보험공사 지분 48.07%를 투트랙으로 매각하기로 했지만, 시장 수요가 충분치 않은데다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과점주주 매각 방식의 경우 의결권 문제 뿐 아니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정부의 기본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어 향후에도 우리은행의 매각 작업은 계속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째로 못 팔면 쪼개서라도…과점주주 매각 방식 추가=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지분 매각 방식으로 예보 지분 30~40%를 쪼개 여러 곳에 분산매각하는 과점 주주방식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그동안 수요점검 결과 경영권지분 매각은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고, 과점주주가 되고자 하는 수요는 일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빠른 민영화를 위해선 30% 이상 지분을 묶어 파는 경영권 지분 매각방식 뿐 아니라 지분을 쪼개서 파는 방안도 고려할 수 뿐이 없었다는 애기다.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통으로 매각하려 했던 우리은행 지분 30~40%를 4~10%씩 나눠 파는 방식이다.특히 지분취득에 따른 경영 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투자자들이 과점주주군을 형성하라는 취지로 과점주주 매각 방식에 따른 매각 물량도 경영권 행사 가능규모인 30% 이상이 되도록 설정했다.

정부는 예보의 콜옵션 행사 대비분(2.97%)를 제외한 나머지 18.07%는 별개의 매각 작업을 거쳐 판다는 방침이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투트랙의 매각 방안을 도입한 것이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이와 관련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을 신속히 매각하고자 기존의 경영권 지분 매각 방식에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추가하기로 했다”면서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공론화함으로써 보다 많은 수요가 발굴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부의 경영간섭 의구심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우리은행의 경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대주주인 예보가 우리은행을 관리감독하는 근거인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도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이 MOU에 발목이 잡혀 다른 시중 은행들처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했던 만큼 우리은행의 경영자율성을 최대한 포장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사전 작업도 하겠다는 애기다.

매각은 언제?…여전히 ‘시계 제로’ 우리은행 민영화=하지만 공자위는 이날 과점주주 매각 방식 등 매각 방식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이와 관련 8월 중으로 다시 한 번 수요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매각에 일정을 못박지 않음으로써 우리은행 매각이 사실상 또 연기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분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 도입으로 과거 네 차례의 매각 추진 당시보다는 가능성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은행의 민영화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과점주주 매각 방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져 우리은행 매각 원칙의 중요한 틀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는 어려워질 수 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3500원 수준으로 매각이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은행 주가는 현재 8000원대 후반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다.

과점주주 매각이 기대처럼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과점주주 수요의 규모에 따라서는 ‘빠른 민영화’가 이뤄지기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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