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20일 0시 기준으로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가 해제된다. 지난달 13일 부분 폐쇄에 들어간 이후 약 40여일만이다. 그동안 이 병원은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입원중이거나 중증의 재진환자만 진료해왔다.

삼성병원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에 유입되기 전만 해도 국내 최고의 병원 중 하나였다.

5월 18일 ‘원인 불상의 폐렴’으로 이 병원을 찾은 A씨(68)가 국내 최초로 유입된 메르스 환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도 삼성서울병원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찾아온 메르스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뼈아픈 실수였다.

5월 27∼29일 응급실에 입원한 14번 환자(35)가 메르스에 감염돼 있다는 사실을제때 파악하지 못해 바이러스 대량 전파의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을 소독하고 해당 환자 접촉자를 격리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격리자 바깥에서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병원 내 비정규직 직원은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용역 직원인 탓에 격리되지 않았던 응급실 이송 요원이 메르스에 감염된 채 9일이나 병원 내를 활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이에 민관합동 TF 즉각대응팀은 6월13일 삼성서울병원에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밤늦게 “국민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외래ㆍ입원ㆍ응급실 진료 등을 중단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놨다. 허술했던 감염관리로 인한 여론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다.

애초 부분폐쇄 시한은 6월 24일까지였다. 137번 환자가 마지막으로 외부에 노출된 6월 10일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난 날짜였다.

그러나 부분폐쇄 후에도 삼성서울병원 내 감염은 계속됐다.

특히 메르스 확진자를 치료하는 방사선사, 간호사, 의사 등의 의료진이 보호구를 갖추고도 감염되는 일이 잇따랐다.

조사 결과 이 의료진들에게 지급된 보호장구가 메르스 진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미흡한 장비로 확인됐다.

병원 내에 정식 음압격리병상이 없는데도 메르스 확진 환자를 수용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서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도 환자 발생은 멈추지 않았고, 이후 부분 폐쇄는 기약 없이 연장됐다.

확진 환자를 돌본 의료진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또 이어졌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서 치료하던 메르스 환자를 모두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시 보라매병원으로 이송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치료하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낸 ‘일류 병원’의 굴욕이었다. 환자 진료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모두 자가격리됐다.

다행히 메르스 환자 발생은 이달 4일 이후 멈췄고, 즉각대응팀은 20일 삼성서울병원의 격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87개 병실을 소독하고 입원 환자 중에 메르스 환자가숨어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였다.

의료진의 격리는 19일 0시에 해제됐다.

다만 의료진은 이후에도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을 2차례 확인받아야 업무에 돌아올 수 있다.

의료진이 복귀하고 공식적으로 격리에서 해제된다 해도 삼성서울병원이 즉시 진료를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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