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이내 종료 기업들 되레 증가…정규직전환 감소→고용불안 가중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헛돌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와의 근로 계약을 2년 이내에 종료하는 기업들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2년 근무 후 정규 전환 사례는 더 줄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밝힌 올해 1분기 ‘사업체 기간제근로자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3월 기간제근로자 수는 167만8972명으로 전체 근로자(1236만3564명)의 13.6%다. 기업에서 기간제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2년 11.1%, 2013년 12.1%, 2014년 12.3%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근속기간별로 보면 1년6개월~2년미만 계약이 종료된 기간제근로자 비율도 늘고 있는 추세다. 3월 기준으로 계약종료는 2012년 71%에서 2013년 62.6%로 내려갔지만 2014년 68.6%, 올해 74.5%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규직 전환 비율은 내리막길이다. 3월 기준으로 1년6개월~2년미만 정규직 전환은 2012년 23.2%에서 2013년 13.1%로 급감한 뒤 지난해 18.2%로 올랐으나 올해 14.4%로 다시 낮아졌다.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근로자 정규직 전환비율도 2012년 44%에서 2013년 39.2%, 2014년 34.4%. 올해 25.5%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업체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줄고 있는 데는 기업의 인건비, 노무관리 등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퇴직금, 상여금 등 추가 비용이 들고, 휴가 등 지속적 노무관리에 대한 부담도 커 기업들이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비정규직 대책 중 하나로 기간제 사용기간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기간제 사용기간이 연장되면 근로자가 2년마다 직장을 바꿔야 하는 불안이 해소되고, 장기간 근무로 업무숙련도가 높아져 정규직 전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방안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더 많이 양산할 수 있다는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고, 올해 초 노사정 위원회 합의가 결렬되면서 수면 아래로 잠겼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이 되레 비정규직 고용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간제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늘리게 되면 기업은 정규직 전환 이전에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겸임연구위원은 “기간제 고용 기간을 규제하는 정책으로는 비정규직 확산을 막기 어렵다”며 “정규직보다 고용보호는 약해도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제3의 고용형태를 검토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도 “정부는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기보다 공공부문에서 추진하는 상시ㆍ지속적 일자리 정규직 전환 원칙을 민간 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